지난해 중국 경제가 코로나 팬데믹 충격에서 서서히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 광저우와 충칭이 중국 국내총생산(GDP) 3조 위안 도시 클럽에 합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중국 GDP 3조 위안 도시 클럽 회원은 상하이·베이징·선전을 포함해 모두 5곳으로 늘어났다.
15일 광저우시 인민대표대회에서 발표한 지방 정부 업무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GDP는 3조 위안(약 555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앞서 4일 충칭일보도 지난해 충칭시 GDP가 전년 대비 6% 성장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3조 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에서는 상하이가 2017년 GDP 3조 위안을 처음 돌파한 데 이어, 베이징(2018년), 선전(2021년)이 그 뒤를 이었다. GDP 3조 위안은 달러로 환산하면 약 4168억 달러 규모로, 2022년말 기준 전 세계 GDP 36위인 베트남(약 4088억 달러) 경제력을 웃도는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올해 3조 위안 도시 클럽에 합류한 광저우와 충칭은 사실 '라이벌 도시'다.
주장 삼각주 지대를 기반으로 한 광저우는 개혁·개방 정책에 힘입어 1989년 이후 27년 연속 GDP 기준으로 상하이와 베이징에 이어 '톱3' 자리를 이어온 1선 도시다. 하지만 2016년 선전에 GDP를 추월 당하며 4위로 내려앉은 데 이어, 2022년엔 고작 290억 위안 차이로 충칭에도 역전 당했다.
지난해 1~3분기 광저우 GDP는 2조1796억 위안으로, 평균 성장률은 4.2%를 기록했다. 광저우가 지난해 초 설정한 6% 목표치를 밑도는 것이다. 같은 기간 충칭시 GDP는 5.6% 증가한 2조2243억 위안였다. 충칭은 지난 한해 전체 성장률이 6%를 웃돌며 사실상 2년 연속 광저우 경제력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부 지역 경제 중심지인 충칭은 중국 신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에 힘입어 고속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쓰촨성 청두와 충칭을 함께 묶은 '청위(成渝)경제권'은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 수도권, 창강(長江)삼각주, 웨강아오(粤港澳,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에 이은 중국 4대 경제 성장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신에너지차, IT·전자산업 등 신흥산업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반면 대외무역 중심의 광저우는 최근 글로벌 수요 침체로 수출이 저조한 상황이다. 최근 기존의 자동차·전자· 석유화학 등 3대 전통산업 기반의 경제 구조를 신흥산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러가지 도전에 맞닥뜨린 모습이다.
광저우시도 올해 정부 업무보고에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난 15일 지방 업무보고에서도 "현재 대내외 요인과 구조적·주기적 모순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광저우의 경제 회복력이 충분히 강하지 않은 데다가, 선도산업과 고급기업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일부 산업의 구조조정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민영기업의 경영난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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