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총리는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뒤 닷새 만인 16일 발기인대회와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을 했다. 2월 초엔 창당 절차를 마무리하고 설 연휴 전 신당 색깔을 국민들에게 내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각 세력들이 욕심을 내려놓고 대의를 위해 뭉치면 빅텐트를 넘어 합당까지도 가능하다고 보지만 반대일 때는 '떴다방'에 그칠 것이라고 말한다.
이날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발기인대회와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에는 이 전 총리와 뜻을 모은 이석현 전 국회 부의장, 신경민·최운열 전 의원, 최성 전 고양시장, 장덕천 전 부천시장 등이 함께 연단에 올랐다.
제3지대 핵심 인사들도 참석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부터 미래대연합(가칭)을 이끌고 있는 김종민·박원석·조응천 공동창당준비위원장,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 대표 등도 이 순간을 같이했다.
이 정강정책위원장은 빅텐트 구성을 위해 모두가 한발씩 양보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국민들께 드리려면 과거 민주화 영웅도 넘지 못했던 사리사욕의 골, 이기심의 골을 넘어야 한다"며 "정작 그날이 다가오기 직전인 198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결집된 힘이 흩어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동지들에게 약속드린다"며 "우리 구호는 '국민의 명령에만 복무하라' 이것이 될 것"이라고 선포했다.
하지만 친정인 민주당 측 생각은 다르다. 제3지대 연합이 두 갈래로 갈라설 것으로 본다. 민주당 5선 의원은 아주경제에 "빅텐트가 아니라 떴다방 수준일 것이라고 본다. 이 전 총리의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은 색깔이 달라 연합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양 한국의희망 대표와 금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는 이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과 붙고, 원칙과상식(미래대연합)은 이 전 총리와 뭉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이 전 총리와 이 정강정책위원장이 합쳐 하나의 정치 세력화한다면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과연 일치할까"라며 "총선 때까지 존재감 있는 떴다방에 그칠 것"이라고 혹평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아직 너무 초반이라 국민적 판단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이 전 총리와 이 정강정책위원장 간 연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고, 제3지대를 만들겠다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기 때문에 서로 공통분모를 찾고 있다"며 "그런데 그들이 살아온 인생의 과정, 철학, 소신, 비전이 일치하는지는 의문이다. 지금은 정치적 생존과 이해관계를 위해 공통분모를 맞추고 있지만 곧 한계가 드러날 것"이라고 점쳤다.
문제는 이들이 빅텐트를 치는 데 성공해도 총선 결과에 따라 떴다방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관건은 총선을 지나서 원내교섭단체로서 의석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다"며 "확보한 의석수에 따라 떴다방이 될 수도 있고, 빅텐트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합당한 제3지대가 원내교섭단체 20석 이상을 만들면 다음 대통령 선거까지 가는 정당이 될 수도 있다"며 "지금은 서로가 서로에게 양보하겠다고 하는데 이 마음이 오래가면 대선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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