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탕 삼탕 설 대책] 과일·계란·에너지 물가 위태...尹 2기 경제팀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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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락·김성서 기자
입력 2024-01-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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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올해 2%대 물가 전망…설 연휴 앞두고 사과·배 가격 폭등

  • 중동 정세 불안으로 에너지 물가 상승 압력…내수 위축 가능성↑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사과를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사과를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설 명절 물가가 한 달여를 맞은 윤석열 정부 2기 경제팀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상반기 3%대 고물가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설 성수기 물가가 정부 목표인 2%대 물가 조기 안착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초 5%대에서 출발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3.2%까지 하락했다. 추세적인 물가를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지난달 2%대에 진입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올해 대내외 여건 개선과 기대인플레이션 하락 등 영향으로 추세적인 물가 안정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건은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다.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로 전망하면서도 상반기에는 3%대 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지난해 이상기후에 따른 농산물 가격 강세와 중동 정세 불안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탓이다.

특히 설 연휴를 앞두고 일부 성수품 가격이 폭등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기상 여건 악화에 따른 과일 생산량이 줄면서 지난해 설 연휴 대비 사과 가격은 22.2%, 배 가격은 22.4% 폭등한 상황이다. 이달 초 16대 설 성수품 평균 가격도 전년 대비 4.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도 변수다. 올겨울 들어 지난 15일까지 가금농장 29곳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산란계 267만마리가 살처분됐다. 전체 산란계 사육 마리 중 3.5% 수준이지만 성수기 계란 수요가 늘면서 소비자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불안한 중동 정세는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을 흔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예멘 반군 후티가 홍해와 인근 해역을 지나는 민간 선박을 위협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국적군이 반격에 나선 상황이다.

양측 간 공방으로 주요 액화석유가스(LNG) 수출국인 카타르 국영 에너지회사인 카타르에너지는 홍해상 LNG 운송 중단을 선언했다. 카타르에서 LNG를 싣고 출항한 운반선 4척도 운항을 일시 중지한 상태다. 

우리나라는 2022년 기준 카타르에서 전체 수입 LNG 중 21%인 973만t을 수입했다. 카타르의 LNG 수출 중단이 에너지 물가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양측 간 공방이 거세지면 LNG뿐만 아니라 원유 수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설 명절 물가와 에너지·원자재 수급 비상이 상반기 물가 안정을 위협하면서 경제당국도 고심이 큰 상황이다. 설비·건설 투자가 줄며 내수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설 명절 물가가 올 상반기 물가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그동안 누적된 고물가·고금리 부담 탓에 상반기에 민생 회복을 체감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면서 "민생 회복이라면 뭐든 다 해보겠다는 정책적 의지로 적극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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