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오피스텔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이 6개월 연속 상승해 84%에 육박하는 등 '깡통전세'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통상 전세가율이 80%가 넘으면 집을 팔아도 대출이나 보증금을 충당하기 어려워 이른바 '깡통 전세' 위험 신호로 본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오피스텔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전세가율은 지난 6월 83.3%를 기록한 이후 6개월 간 꾸준히 상승해 지난달 83.99%까지 상승했다.
서울 오피스텔 전세가율은 지난 2022년 10월 84.22%까지 올랐다가 줄곧 내림세를 보였으나, 부동산 시장 악화 등으로 지난해 6월부터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면서 ‘아파트 대체제’로 불리는 오피스텔 매매 가격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세가율이 오른 원인은 전세가격이 오른 것보다 오피스텔 매매가격 자체가 하락한 원인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전세 사기 등으로 오피스텔에 대한 수요자들의 호감도가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서구·구로구·관악구·동작구 등 서남권 오피스텔의 전세가율은 꾸준히 올라 지난달 86.83%를 기록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화곡동 강서 동도센트리움 오피스텔 전용면적 19㎡ 매매와 전세가격의 차이는 1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구는 지난해 1월 매매가격 1억 100만원에 거래됐지만, 가장 최근에 거래된 전세 거래 가격은 1억원이었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100만원으로, 전세가격에 100만원만 보태면 매입이 가능한 수준이다.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경동엠파이어스테이트 전용면적 18㎡ 매매와 전세가격의 차이도 1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구는 지난 3일 1억 1500만원에 매매 거래가 이뤄졌지만 전세거래는 지난해 9월 1억 500만원에 이뤄졌다.
전세가율이 높으면 집주인이 주택담보대출을 제때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갈 경우 세입자에게 돌려줄 전세보증금이 부족해질 수 있다. 전세 가격이 매매가격을 넘는 세입자들은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도 가입할 수 없다.
부동산 한파에 서울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도 쪼그라드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오피스텔 매매 거래는 지난 9월 1451건, 10월 1297건, 11월 1132건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수요층이 두텁지 않고 경기 여건과 금리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수익형 부동산"이라며 "저성장, 전세 리스크 등 시장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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