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기의 핀스토리] 널뛰는 시중금리…장기 투자전략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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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4-01-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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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준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에 은행채 금리 하락

  • 예금은 만기 늘리고 대출은 변동형 선택이 유리

서울 시내에 설치돼 있는 주요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시내 주요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은행 예금·대출상품 금리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은행채(무보증·AAA) 금리가 새해 들어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에 영향을 미치는 5년물 은행채 금리는 지난해 10월 내내 4.6~4.8%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후 계속 하락해 지난달 14일에는 4% 아래로 떨어졌다. 새해 들어서도 하락세는 이어져 15일 5년물 은행채 금리는 3.774%를 기록했다.

지난해 9~11월 연 4%를 상회하던 1년물 은행채 금리도 15일 기준 3.558%까지 떨어졌다.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은행 조달비용 하락의 영향으로 4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 대비 16bp(1bp=0.01%포인트) 하락한 3.84%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코픽스와 연동된 주담대 상품 금리도 하락할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상 끝났다”…시장 기대감 반영
은행채 금리가 내리는 가장 큰 원인은 주요국 기준금리가 더는 오르지 않을 것이란 시장의 기대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채권금리는 일반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동향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주요국에서 통화정책 전환(피봇)이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되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고점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의원회도 지난 11일 회의에서 당분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필요하면 언제든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던 기조에서 선회한 것이다.

연준 위원들은 지난달 열린 FOMC에서 “기준금리가 이번 긴축 주기의 고점이거나 고점 부근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실제 통화정책 경로는 경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실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준 위원들이 올해 기준금리 인하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시장에서도 그 확률에 대한 보정이 이뤄진 것이다.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1년물·5년물 금리 격차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만기일에 자금을 상환하는 구조인 채권의 특성상 1년물은 1년 뒤, 5년물은 5년 뒤 금리 수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다. 5년물 은행채 금리가 4.81%로 고점이었던 지난해 10월 26일 1년물 금리는 4.152% 수준이었다. 금리 격차는 65.8bp였다.

이 격차는 이달 15일(5년물 3.774%·1년물 3.558%) 21.6bp로 줄었다. 지난해 말에는 잠시나마 1년물 금리가 5년물 금리보다 높은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시장은 5년 뒤 금리 수준이 1년 뒤 금리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의미다.
 
자료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자료=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금리 하락기엔 장기전…“보수적인 투자 필요” 의견도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재테크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단 올해는 기준금리가 내리면서 시중금리도 동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요국 경기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거나 경제 상황이 더욱 나빠지면 주요국 통화당국이 시장 예상을 넘어서는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예금상품은 만기가 긴 상품을, 대출상품은 변동형을 선택해야 금융소비자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 시장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만기가 긴 예·적금 상품을 통해 높은 금리를 장기간 유지하는 게 좋기 때문이다. 반대로 금융소비자들이 은행에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대출상품은 시장금리 변화가 빠르게 반영되는 변동형 상품을 통해 이자 지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국내 은행에서 채권업무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금리가 내리는 시기에는 일반적으로 채권의 자금이 회수되는 만기를 늘리면 이익이 극대화할 수 있다”며 “시장이 금리인하기가 시작됐다고 받아들인 지난해 말 장기물 수요가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도 그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변수는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해 곳곳에서 위험신호가 감지되면서 채권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 불안은 일반적으로 채권발행 주체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해 채권금리를 끌어올린다.

해외 채권시장과 국내 채권시장의 동조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 해외 동향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오는 11월 미국에서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어 그 판세에 따라 시장이 반응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홍기훈 홍익대 교수는 “최근 채권금리 하락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며 “주요국 통화당국이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시중금리가 다시 올라갈 수 있는 위험도 상존하므로 중앙은행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보수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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