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사정이 어려운 한 10대 소년이 극적으로 일자리를 구한 사연이 전해졌다.
A군은 지난 14일 자정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내일 이거 들고 거리 활보할 거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게시글 내용에는 직접 만든 피켓 사진을 첨부한 짤막한 글이 담겨 있었다. 해당 피켓에는 다음과 같은 호소가 자필로 쓰여 있었다.
“저는 미성년자지만 집이 가난해 고등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일자리를 찾고 있습니다.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일자리를 찾아봤지만 번번이 실패해 이렇게 길바닥에서 피켓을 들게 됐습니다.”
후기는 이틀 뒤 오후 4시쯤 해당 커뮤니티에 ‘일자리 구걸 성공했다’는 제목으로 올라왔다.
A군은 "종이를 등 뒤에 붙이고 서울 한복판을 돌아다녔다. 사람들도 자기 살기 바쁘다 보니 도와줄 시간이 없나 보더라”며 “포기하고 집에 가려는데 어떤 정장 입은 젊은 남자가 날 멈춰 세우더니 밥 사주겠다고 맥도날드를 데려갔다”고 전했다.
이어 “햄버거 먹으면서 내 인생 얘기랑 지금 상황을 말하니 그분이 자기 형 일하는 곳에 들어가 보지 않겠냐고 제안하더라”며 “난 당연히 수락했고 잠깐 통화하러 나갔다 들어오니 그 형 전화번호랑 자기 명함을 줬다. 그리고 연락해 보니 바로 답변이 왔다”고 말했다.
A군은 당시 만났던 '형'이라는 남성으로부터 받은 일자리 안내 문자를 공개했다. 충남 아산의 한 대기업 사업장에서 포설·단말·트레이 설치 등 장비 훅업공사를 하는 업무를 오는 2월 1일부터 근무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올해 11월까지 이어지는 근무 기간과 일당 16만원 등 처우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었다.
A군은 "기피 업종이라는 건 알지만 내가 이런 거를 따질 처지는 아니니까 바로 계약하고 일하기로 했다. 이제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누리꾼들은 "용기 있는 사람이 길을 찾는다"며 A군의 행동을 응원했다. 또 "지금의 행동력이면 앞으로도 어떤 일이든 잘 해낼 것 같다" "고된 일이지만 일을 하면서 뿌듯함을 느낄 것" 등의 칭찬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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