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권 매물들, 건전성지표 하락세 여전…올해도 'M&A 실적'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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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현 기자
입력 2024-01-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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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DB·ABL생명·MG손보, 작년 3분기 기준 4.1~15.5%p 감소

  • 인수자금 외 추가 자금 투입 불가피

  • 되레 매수자 신용도·재무건전성 저하 요인

  • 작년 새 회계제도 도입에 매수자들 '몸값 신중론' 여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매물로 나왔던 보험사들의 올해 인수합병(M&A) 성사 가능성이 여전히 미지수다. 지난해 열악한 재무건전성이 사실상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최근 건전성 비율 역시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올해도 '보험권 M&A 실적 제로' 가능성이 거론된다. 재무건전성이 취약할 경우 인수자금 외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만큼, 매수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자본확충 등 선제적 건전성 비율 개선 작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매물 시장에 나와있는 KDB생명·ABL생명·MG손해보험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수치가 전분기 말 대비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기간 KDB생명은 134.1%로 전분기 대비 6.6%포인트, ABL생명은 168.1%로 4.1%포인트 하락했다. MG손보는 15.5%포인트 감소하며 64.5%를 기록, 두 자리대 지표를 나타냈다. 

킥스 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보험업법에서는 해당 수치를 100% 이상 유지토록 규정하고 있다. 비율이 높을수록 양호한 것으로 해석되며 금융당국은 조금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이들 모두 당국 권고 수준 안팎에 머물거나 100%를 넘기지 못했다. 

이 때문에 금융권 일각에선 올해도 이들의 M&A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들의 재무 정상화를 위해 인수자금 외에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고, 매수자 측 신용도와 재무건전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이들 보험사의 인수 입찰은 모두 무산됐다.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보는 정부 주도로 두 차례 예비입찰을 진행했지만, 각각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이 없거나 1개 회사만 해당 신청서를 제출했다. 국가계약법상 복수의 원매자가 참여하지 않으면 유효 경쟁이 성립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돼 유찰된다. ABL생명도 국내 PEF 운용사와 인수 논의가 진행됐지만, 인수 자금 등의 문제로 최종 유찰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KDB생명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가 하나금융지주로 선정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실사단계에서 하나금융이 인수 포기 선언을 했다. 당시 시장에선 KDB생명 예상 매각가가 2000억원으로 추산됐지만, 추가 투입 자금까지 더해 합이 1조3000억원을 상회하면 하나금융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나마 시장에선 최근 매각주관사를 선정한 롯데손해보험(킥스 208.4%)과 잠재매물로 거론되는 동양생명(183.7%) 등의 M&A 가능성을 높게 바라보고 있지만, 매수자들의 ‘몸값 신중론’이 여전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지난해 새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면서 보험사들의 실적 개선이 이뤄졌지만, 자의적 가정을 통한 ‘실적 부풀리기’ 논란과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적용돼 지난해 실적 수치에 대한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취합된 건전성 수치가 지난해 3분기 기준이지만, 매수자들 입장에선 현재 상황을 고려해 저울질을 할 수밖에 없다"며 "시장 매물들의 꾸준한 재무건전성 개선 노력으로 매수자들의 인수 자금 부담 우려를 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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