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상생 금융 방안에 대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자본시장 규제를 과감하게 혁파해야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금융 산업에 대한 과도한 세제 개혁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기업 주가가 외국 기업에 비해 낮게 평가되는 현상)'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위한 여론 형성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를 주제로 네 번째 민생토론회를 주재했다. 정부 관계자들과 전업투자자, 회사원, 소상공인·자영업자, 청년 등 50여명이 참석해 90분간 생중계로 의견을 나눴다.
윤 대통령은 금융·투자 분야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금융·투자 분야가 자본가와 노동자, 기업과 근로자의 계급적 갈등을 완화시켜 주고 국민을 하나로 만든다"며 주식 투자를 통한 기업 성장이 국민 자산 형성과 부의 분배로 이어져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고, 부동산 시장 과열 등을 막을 것으로 내다봤다.
윤 대통령은 "국가와 사회가 계층의 고착화를 막고, 사회의 역동성을 끌어올리려면 금융·투자 분야가 활성화돼야 한다"며 "기업은 쉽게 자금을 조달하고, 국민은 투자를 통해 과실을 공유하며, 번영을 이룩한 미국 경제를 벤치마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상속세와 할증세 등) 과도한 세제들을 개혁해나가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대주주의 안정적인 기업승계가 보장되지 않으면 중산층과 서민에게 피해가 간다는 논리를 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많이 있지만 우리 주식시장은 매우 저평가되어 있다"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자본시장 규제를 과감하게 혁파해야 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불법 공매도 확실한 금지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상향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온라인 전자주주총회 제도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대상 및 비과세 한도 확대 등을 언급했다.
아울러 은행권의 독과점 행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은행권의 사상 최대 이익에 대해 고금리를 등에 업고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이자 장사한다는 비난들이 있어 왔다"며 "반도체 회사 수익이 6조원 정도고 그 수익도 다시 재투자를 하는데 은행권 수익이 60조원에 달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금융권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은 경쟁 부재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며 "(금융 산업) 독과점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정부가 당연히 합리적이고 공정한 경쟁 체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성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비대면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을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전세대출에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금융권 역시 자발적으로 초과이익 사회 환원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발표했다"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이자 환급 등 2조원+알파(α) 상생 패키지를 마련했고, 제2금융권 역시 3000억원 규모 이자 경감 계획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과 약속하면 무조건 한다. 반드시 지키겠다"며 "대통령령으로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정치적으로 어떤 불이익이 있더라도 과감하게 밀어붙일 것"이라고 거듭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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