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토론회에는 김형기 국가미래비전연구회 회장이 주제발표를 했고,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 김영정 전북대 사회학과 명예교수가 토론에 참여했다.
행사를 주최한 홍석준 의원은 인사말에서 “대한민국의 여러 문제 중 가장 심각한 문제인 저출생은 사회문제를 넘어 이미 국가적 재앙이 됐고, 외국에서도 ‘코리아가 사라지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농촌의 학교가 사라졌는데 지금은 도심에서도 학교가 사라지고 있고, 군대도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경제에서 노동공급도 인구이고 수요창출도 인구”라면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하락의 절대적 요인은 인구감소”라고 주장했다. 또한, “수도권 집중도 저출생의 큰 원인으로, 지역별 격차 해소를 위한 지방균형발전이 저출생 극복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미래비전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형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명예교수는 ‘망국의 저출산, 국가비상사태선언이 시급하다’는 기조발표에서 출산율 반전을 위해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선언을 시급히 단행하고 파격적 긴급조치들을 시행할 것을 제안했다.
이러한 위기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김 교수는 아래와 같은 대책을 주장하고 있다.
△결혼-출산-육아지원 관련 모든 정부부처 예산을 2024년중에 통합해 “출산율 회복기금”을 설립한다. △ 2025년 가족급여를 GDP의 3%로 인상하도록 예산구조 조정에 착수한다. △2025년부터 “Big 4 글로컬 대학”을 지정 집중투자한다. △2025년부터 지역 권역별로 “자율형 공립고”를 설립한다. △“출산진흥확대회의”를 대통령 주재로 매월 개최한다. △“지방시대위원회”를 2025년부터 행정기구로 전환한다.△“저출산극복민관협력기구”를 2024년중에 설립한다.
이어, 토론에서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원장은 “2022년 저출산 예산 51.7조원 중 육아·아동수당 등 직접 지원액은 17조원에 불과하다”면서, “정책목표를 가시적이고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일가정 양립 제도를 적극 수용하는 정책이 청년들의 일터에서 힘을 발휘한다”면서, “저출산 대응을 인적자원투자로 보고 인적자원투자 세액공제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여성의 경제활동참여 확대, 정년제도 폐지, 외국인 전문 인력의 유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한국은 공보육의 발달로 인해 높은 취원율을 보이는 것 외에는 출산율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우호적인 정책적 변수를 하나도 갖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2000년대 초 출산율이 1.3으로 떨어지자 가족정책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일가정 양립을 돕는 사회정책을 과감하게 도입한 독일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한국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한 공 보육을 기반으로 이에 더해 아동수당이나 육아휴직급여를 강화해 육아기 소득보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육아휴직급여 상한액이 150만원으로 낮아 출산으로 인한 소득상실 우려가 큰 상황이며, 이나마 사각지대에 있는 대다수 근로자와 미취업 가구는 급여를 받을 수 조차 없다”면서, “육아휴직급여의 사각지대 축소와 급여 상한의 대폭적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노동시간 유연화와 근로자의 노동시간 통제권이 강화되면, 일가정 양립을 돕게 되고 출산율 제고 가능성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경우 위기의 속도가 유래없이 빠르고 비수도권에 부정적 효과가 집중돼 지방소멸위험을 넘어 국가소멸위험으로 귀결될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기존의 정책 틀을 유지하면서 미세조정 방식의 변화만을 추구할 경우 정책수요와 정책공급 간 갭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광역경제권 수준에서 지역인재 유출의 원심력을 유입으로 전환하기 위해 산업-교육-주거-복지를 연계하는 일자리전략이 수직적-수평적으로 구상돼야 한다”면서, “인프라보다는 사람에 초점을 맞춰 지역 인재의 유출억제와 유입촉진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부문별 지역별 정책대응이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도록 조정자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정 전북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한국사회 전체가 이미 초 저출산에 종속돼 있는 사회이기 때문에 시장주의적 대응책을 넘어 미래 사회에 합당한 사회적 혁신과 디자인, 그리고 새로운 발전경로 설계 등 ‘질서 있는 미래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방사회가 저발전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총체적 생산능력의 저하와 지역에서 생산된 주요 자원들의 지역내부로의 흡수능력(local absorptive capacity: AC능력)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지역성장과 발전을 이끌 인력, 금융, 기술, 정보, 유통 등 핵심요소가 절멸상태이거나 외부로 유출될 뿐 유입은 불가능한 악순환의 조건이 날로 심화되면서 젊은이들이 떠나고 지방의 소멸시점은 앞당겨 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수도권 고도집중 및 불균등 지역발전이 출산율 저하를 부추긴다”면서, “AC능력을 증진해 청년층의 유출을 막고 자립적 지방화를 달성해야 초 저출산 사회로부터의 질서 있는 탈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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