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작가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KBS 2TV로 방영된 16회 양규 전사 이후 원작 내용을 직접 공개하며 이 같은 심경을 밝혔다.
길 작가에 따르면 "KBS와 원작 계약은 지금 쓰고 있는 '고려 거란 전쟁: 구주대첩'까지로, 현종의 지방 제도 정비도 나오지만 드라마처럼 심한 갈등으로 묘사되진 않는다"며 "당연히 18화에 묘사된 현종의 낙마는 원작 내용에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종은 관용과 결단력을 같이 가진 인물"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지난 14일 방송된 고려 거란 전쟁 18화에선 현종(김동준)과 강감찬(최수종)이 지방 개혁을 놓고 대립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다 방송 말미 현종이 궁으로 돌아가던 중 분노에 못 이겨 말을 몰다 낙마 사고를 당하는 모습이 나왔다.
이를 두고 시청자들은 "역사적 고증은 된 것인가", "막장 드라마를 보는 줄 알았다", "드라마 보다 화병이 나려 한다" 등 성군으로 평가받는 현종이 감정 조절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연출된 것에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길승수 작가는 원작과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길 작가는 "대하 사극이 아니라 웹소설을 보는 줄 알았다"며 "한국 역사상 가장 명군이라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고 속상함을 드러냈다. 그는 "대본이 역사도 무시하고 원작도 무시하며 점점 산으로 간다"며 "눈 뜨고 못 볼 지경"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동시에 드라마에 대한 전반적인 아쉬움을 토로하는 댓글에 "대본 작가가 교체된 뒤 전투 장면 외에 자문받지 않아 내부 사정을 정확히 모르지만 대본이 급하게 나오는 데다 수정할 시간이 촉박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또 "16화까진 원작의 테두리 안에 있었지만 17화부턴 (대본 작가가) 완전히 자기 작품을 쓰고 있어 현재 드라마는 대본 작가의 실력이라 생각된다"며 "드라마가 삼류에서 벗어나길 기원해 본다"고 날 선 비판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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