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통계국이 6개월 만에 발표한 청년실업률이 하락했지만 고용 한파는 여전한 모습이다. 청년실업률 집계 대상에서 제외한 대학교 재학생들이 대부분 대학원에 진학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되는 취업난 속에 대학원이 고용 한파 '대피소' 역할을 하는 셈이다.
칭화대는 17일 웨이신 공식 계정을 통해 '5문 5답, 칭화대 졸업생은 어디로 갔을까?'라는 글을 올렸다. 첫 번째 질문이 "취업이냐, 연구냐"였는데 칭화대는 학부생 80.8%, 대학원생 12.8%가 취업이 아닌 학업을 선택한다고 답했다.
칭화대는 두 번째 문답에서는 최근 중국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칭화대 졸업생의 80%가 해외로 유학간다'는 내용을 반박하며 실제로 이 수치는 8% 가량이라고 말했다.
눈에 띄는 것은 학부생 중 80% 이상이 대학원 진학을 선택한다는 점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청년(16~24세)실업률 집계 방식을 떠오르게 하기 때문이다.
국가통계국은 이날 반년 만에 청년실업률 발표를 재개하고, 12월 청년실업률이 14.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직전에 발표된 지난해 6월 청년실업률은 21.3%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반년 만에 청년실업률이 6% 포인트 이상 떨어질 수 있었던 건 국가통계국이 청년실업률 집계 대상을 중·고교와 대학교 재학생을 제외한 구직자로 좁혔기 때문이다.
새로운 집계 방식은 청년실업률을 낮추려는 당국의 의도와 맞아 떨어지면서, 취업난이 무서워 대학원 진학을 선택하는 재학생들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이날 중국 상위 대학교 24곳이 발표한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취업을 미루고 학업을 선택한 재학생이 70%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푸단대와 칭화대 재학생의 취업률은 각각 18%, 15%에 불과했다.
SCMP는 이에 대해 청년들이 구직난에 대처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재학생들이 구직에 나서지 않으면서 칭화대, 상하이자오퉁대, 푸단대, 상하이 뉴욕대 등 중국 명문대들의 취업률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앞으로도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청년실업률은 개선될지 모르겠으나 중국 청년들이 실제 뛰어들어야 하는 고용시장은 올해도 꽁꽁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
광둥성 정부 산하 싱크탱크인 광둥개혁학회의 펑펑 회장은 “경제가 크게 개선되지 않는 것 외에도 전자상거래 분야 급성장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다른 기업들의 인력 감축 추세, 민간 부문에 대한 투자 의지 하락 등 일자리 창출을 막는 요소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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