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오늘 밤 달 착륙에 재도전한다. 연착륙에 성공한다면, 일본은 미국, 소련, 중국, 인도에 이어 다섯 번째로 달에 착륙하는 쾌거를 거두게 된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달 탐사선 슬림(SLIM)이 20일 0시께(일본 시간) 달 표면을 향해 강하해 20분 뒤 달에 착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JAXA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슬림의 달 착륙 모습을 생중계할 계획이다.
슬림의 달 연착륙은 일본의 우주 야망에 한 획을 긋는 역사적인 사건이 될 전망이다. 일본은 1970년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하며, 아시아 우주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에 비해 한참 뒤처진 행보를 보였다. 중국은 2019년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창어 4호’를 착륙시킨 데 이어 2021년에는 화성 탐사 로버 주룽을 화성에 연착륙시켰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는 일본에는 뼈아픈 부분”이라고 짚었다.
더구나 인도의 달 탐사선이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달 남극 근처에 착륙한 점도 일본에는 부담이다.
그간 일본의 달 착륙 프로젝트는 번번이 실패했다. 일본 벤처 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는 지난해 4월 달 착륙을 시도했지만, 탐사선이 달 표면에 추락했다. JAXA는 지난해 3월 신형 주력 로켓인 ‘H3’을 발사했으나, 이 역시 실패로 끝났다. JAXA의 소형 로켓인 엡실론은 지난 2022년 10월에 발사된 후 문제가 발생해 자폭했다.
일본만의 실패는 아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8월 달 탐사선 루나 25호를 발사했지만 추락했다. 나사가 지원하는 미국 민간 우주 기업 애스트로보틱 역시 이달 달 착륙 도전에 실패했다.
슬림이 성공한다면 일본은 다시 우주 강국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다. 특히 슬림은 목표 지점으로부터 100미터 이내에서 ‘핀포인트’ 착륙을 시도하도록 설계됐다. 야마가와 히로시 JAXA 이사장은 “착륙해야만 하는 곳이 아닌, 우리가 착륙하고 싶은 곳에 착륙하는 것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달 탐사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슬림은 착륙 후에는 특수 카메라로 달 표면 암석에 포함된 광물의 종류 등을 측정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일본 대기업들은 일본 정부의 우주 야망에 동참하고 있다. 도요타는 월면차 개발을 위해, 혼다는 달에서 산소, 수소, 전기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설계하기 위해 JAXA와 협력하고 있다. 아이스페이스의 파트너로는 일본항공(JAL), 미쓰이 스미토모 생명 등이 있다.
일본 정부는 우주 관련 기술 개발 및 민간 지원을 위해 JAXA에 10년에 걸쳐 1조엔을 투입하기로 한 바 있다. 슬림의 성공은 JAXA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아시아 지역 내 우주 경쟁 가열은 군사 분야의 감시 및 통신 능력 향상과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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