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대만 TSMC가 대만 남부 가오슝에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의 추가 건설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구마모토 공장은 예정대로 내달 준공식을 열고 올해 4분기 양산에 돌입한다.
19일 타이바오 등 대만 매체에 따르면 TSMC는 전날 타이베이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지난해 4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TSMC는 현재 가오슝에 기존에 짓기로 한 7nm와 28nm 공장을 2nm 두 곳으로 변경해 건설 중이다.
황런자오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 타이난 과학단지가 3nm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2nm 수요 역시 매우 많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건설 중인 2nm 공장 2곳 외에 3번째 공장에 대한 평가 및 개발계획에도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TSMC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3nm 공정 양산에 들어갔다. 반도체 업황 악화에도 지난해 4분기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다. 이에 3nm 이하 최첨단 공정 도입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TSMC는 이날 지난해 4분기 매출이 6255억3000만 대만달러(약 26조5912억원)로 분기 대비 14.4% 증가, 전년 동기와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이익 역시 2387억1000만 대만달러로 분기 대비 13.1% 증가했다. 다만 전년 동기보다는 19.3% 감소했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전망은 소폭 웃돌았다.
황 CFO는 “1분기에 스마트폰의 전통적인 비수기로 고전했지만 인공지능(AI) 수요가 강세를 유지하면서 비수기에 따른 영향을 일부 상쇄했다”고 분석했다.
TSMC는 스마트폰·AI 수요에 힘입어 3nm 매출은 올해의 3배, 매출 비중은 6%에서 14~16%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향후 스마트폰·AI 수요도 3nm에서 2nm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했다.
TSMC는 해외 공장 건설도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일본 구마모토 공장은 2월 14일에 준공식을 열고, 예정대로 올해 4분기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구마모토 공장에는 12·16nm와 22·28nm 공정을 도입한다. 또한 TSMC는 일본에 7nm 공정을 도입한 제2 공장 건설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숙련된 인력부족, 미국 정부의 보조금 등으로 잡음이 있었던 미국 애리조나 공장의 경우 2025년 상반기 4nm 공정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고, 유럽 첫 공장인 독일 드레스덴 공장 역시 예정대로 올해 4분기 착공할 예정이다. 드레스덴 공장에서는 자동차와 특수 산업용 반도체를 생산한다.
TSMC는 AI 수요가 매출을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AI 매출액 연평균성장률(CAGR)이 5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2027년에는 TSMC 전체 매출의 약 17~19%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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