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생활 규제 혁파' 주제로 열릴 예정이던 다섯 번째 민생토론회에 불참했다. 대통령실은 '감기 기운'을 이유로 들었지만, 전날 불거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거취 문제 등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예정된 공개 일정을 모두 취소했고 행사시작 30여분 전 이를 공지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지금 감기 기운이 심하다"며 "목이 많이 잠겨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자리에 참석하는 것이 민폐가 될 것 같아 불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서울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 오전 10시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민생토론회는 생중계될 예정이었으나 사후 녹화방송으로 전환됐다. 윤 대통령 대신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이 주재한다.
윤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불참 결정 배경을 두고 한 비대위원장 거취를 둘러싼 대통령실과 한 비대위원장의 정면충돌 여파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대통령실 안팎에서 나온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은 전날 한 위원장을 직접 만나 김경율 비대위원의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관련 발언 등을 문제삼아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이라면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인 셈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고 대통령실의 퇴진 요구가 있었음을 간접 확인했다.
그러면서 "저는 4월 10일 총선이 우리 국민과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정말 중요하다 생각하기 때문에 제 모든 것을 아낌없이 쏟아붓겠단 각오로 이 자리를 받아들였다"며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왔다. (앞으로도) 선민후사하겠다"면서 대통령실 요구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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