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항소심에서 4년을 선고받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파기환송심에서 2년으로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1부(원종찬 박원철 이의영 부장판사)는 24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실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는 징역 1년 2월이 선고됐다.
이들은 정부에 비판적인 단체나 예술가 등의 이름과 지원 배제 사유를 정리한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이를 토대로 정부 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배제하도록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김 전 실장의 지원 배제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2심은 1급 공무원에게 사직을 강요한 혐의가 추가로 인정돼 징역 4년으로 형량이 늘었다.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1심에선 위증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선 직권남용 혐의 일부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2020년 1월 직권남용죄에 관한 법리 오해와 심리 미진을 이유로 사건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은 2021년 1월 시작됐지만 박영수 전 특검이 이른바 '가짜 수산업자 금품 수수 사건'으로 사임해 열리지 못했다. 특검법 개정으로 공소유지 주체가 서울고검장으로 승계되면서 지난해 7월 재판이 재개됐다.
검찰은 그해 10월 결심공판에서 김 전 실장과 조 전 수석에게 각각 징역 7년, 징역 6년을 구형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사건을 다시 심리해 일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강요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