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시장 전망을 하회했다. 올해 전기차 시장 전망이 좋지 않아 테슬라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슬라는 24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매출을 251억7000만 달러로 보고했다. 이는 시장조사기관 LSEG가 예상한 256억 달러(약 34조1000억원)를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주당 순이익(EPS)은 71센트로, LSEG가 예상한 74센트(약 986원)를 밑돌았다.
테슬라의 분기순이익은 78억28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36억8700만 달러)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이는 전기차 지원정책으로 인한 59억 달러 규모의 세제 지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높지 않다.
테슬라가 자랑하던 영업이익률도 급감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8.2%로 전년 동기(16%) 대비 반 토막 났다. 다만 전 분기(7.6%)보다는 소폭 올랐다. 과거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은 10%가 넘어 업계에서도 높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더 이상 이를 자랑할 수 없게 됐다.
테슬라의 올해 전망도 밝지 않아 투자자의 우려를 사고 있다. 테슬라는 이날 "회사는 두 가지 주요 성장 파도 사이에 있다"고 말했다. 첫번째 성장 파도는 보급용 전기차의 상용화고 두번째 물결은 자율주행자동차와 에너지 저장 시스템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테슬라는 "올해 성장세가 차량 배송을 38% 늘렸던 지난해보다 분명하게 낮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의 부진에 대해 "회사는 수요 둔화, 마진 감소, 전기차 제조업체 사이의 경쟁 심화 등을 직면하고 있다"며 "수요가 끊기지 않고 수익성이 탄탄해 보이던 수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완성차 기업에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테슬라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4.93% 하락하고 있다. 테슬라의 주가는 연초 대비 16% 떨어지며 200달러가 깨지기 직전인 207달러를 기록했다. 주가가 2배 이상 오른 지난해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전날 모건스탠리는 성장 둔화와 이윤 감소를 근거로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380달러에서 345달러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앞서 전날 시장에는 테슬라가 저가형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 알려졌지만 주가 하락을 방어하지 못했다. '레드우드'라는 암호로 불리는 해당 차량은 최저가 2만5000달러(약 3340만원)부터 시작하는 이른바 '보급형' 모델이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는 중국 전기차 업체와 경쟁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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