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오전 서울 송파 아이티벤처타워에서 제4이통사 선정을 위한 5G 28㎓ 주파수 할당 경매를 시작했다. 정부가 추진, 이날부터 시작된 28㎓ 주파수 할당 경매에는 세종텔레콤을 비롯한 스테이지파이브 컨소시엄 스테이지엑스, 미래모바일 컨소시엄인 마이모바일이 참여했다.
그간 '과도한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던 이들 업체는 막상 경매가 시작되자 격렬한 자세로 임하는 모습이다.
이날 이른 아침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이광모 세종텔레콤 전략기획팀장(이사)은 "그간 5G 28㎓ 사업 준비를 성실히 준비했다"며 "경매에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스테이지엑스 대표로 나선 한윤재 스테이지파이브 전략 담당 이사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준비했다"면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매장에 직무대행으로 실무진을 세운 양사와 달리 마이모바일 컨소시엄에선 윤호상 미래모바일 대표가 직접 나섰다. 윤 대표는 경매 참여 직전 취재진을 향해 "소중한 전파 자원인 28㎓의 합당한 가격과 본 사업에서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공정경쟁에 임하도록 하겠다"면서도 "국내외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혁신적인 서비스를 이루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 업체는 모두 입찰가와 경매 전략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세종텔레콤 이 팀장은 이날 '금액 상한선을 정했는지'를 묻는 취재진을 향해 "앞서 출혈 경쟁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회장님 입장으로 갈음한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은 지난해 말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기자간담회에서 출혈 경쟁까지 나설 생각은 없다는 점을 밝히며 "28㎓ 대역의 경우 투자비가 많이 든다. B2C를 통해 통신요금을 내리는 정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나머지 두 업체도 경매를 앞둔 상황에서 발언하기엔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며 말을 아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8㎓ 주파수 할당 경매는 결국 스테이지엑스와 마이모바일 컨소시엄 2파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시각이 우세한 상황이다. 특히 스테이지파이브가 신한투자증권,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만든 스테이지엑스가 유리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스테이지파이브 자체 재무상태는 나쁘더라도 대형 재무적투자자를 끌어들인 만큼 단기적인 자금 조달에서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다.
다만 통신업계는 이들 업체 중 어느 곳이 최종 낙찰되더라도 자본력으로 인한 어려움은 겪을 수밖에 없다는 시각을 거두지 않고 있다. 제4이통사는 설립부터 운영까지 연간 약 1조원 규모 비용이 들 전망이다. 연간 조단위 마케팅 비용을 쓰는 전통 이통3사와 경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도전 업체들은 향후 제4이통사로서 운영을 시작하면 포화상태인 기업과 개인간거래(B2C)보다는 기업간거래(B2B)에 초점을 맞춰 전통 이통3사와의 직접 경쟁은 피한다는 계획이다.
28㎓ 주파수 할당 경매는 우선 최대 50라운드 오름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각 라운드에서 상대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기업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경매는 하루에 5~10라운드가량 진행되며, 경쟁이 치열해지면 내달 초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최종 50라운드까지 승자가 결정되지 않으면, 밀봉입찰로 넘어간다. 과기정통부가 최소입찰액을 알려주면 참여 기업이 그 이상의 금액을 각각 써낸다. 이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제출한 사업자가 주파수를 할당받게 된다.
1라운드의 입찰가격은 최저경쟁가격인 742억원부터 시작되며, 참여 업체들은 서로 얼마를 써냈는지 알 수 없도록 비공개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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