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새벽배송 완화?...실효성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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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경 기자
입력 2024-01-2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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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2일 서울 서초구 이마트 양재점의 휴일 운영 안내문이 붙어있다. 서울 서초구는 올해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수요일로 변경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최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폐지 등이 담긴 유통법 개정안을 내놨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주요 정책 상당수가 법 개정 없이는 추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도 유통법 개정에 대한 움직임은 환영하면서도 실제 이행되기까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에 적용되는 의무휴업 규제가 완전히 폐지되기 위해선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돼야 한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는 2012년 지역 전통시장과 전통상점가 보호를 명목으로 시작됐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매월 공휴일 중 이틀을 의무적으로 쉬어야 한다. 영업시간 외에는 온라인 배송도 금지돼 있다. 다만 지방자치단체장이 이해 당사자와 합의해 공휴일이 아닌 날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22일 유통법 개정을 통해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 제도 폐지를 본격 추진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일부 지자체에서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 휴업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해 대구시를 시작으로 충북 청주시 등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공휴일이 아닌 평일로 바꿨고, 서울시의회도 정부 기조에 맞춰 최근 이런 내용의 조례 개정을 추진한다. 이외에도 서초구와 동대문구가 대형마트 휴업일 평일로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당장 실적 개선 등의 효과로 이어지진 않아도, 정부 기조 변화 자체에 있어 긍정적이라는 취지다. 

특히 대형마트 규제로 제한받았던 온라인 배송의 빗장이 풀린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그간 대형마트는 영업시간 외의 온라인 배송이 제한을 받으며 쿠팡 등 온라인 업체들과의 경쟁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폐지 추진’ 보고서를 통해 의무휴업일이 평일로 변경될 경우 이익 증분 효과는 이마트 약 700억원, 롯데쇼핑 약 4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대형마트 단일 점포의 매출액은 기존 대비 4%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주말 매출이 평일 대비 최대 2.5배 이상 높은 것을 고려하면 이번 규제 완화가 대형마트 업계에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온라인 배송 시장이 열려도 고비용이 드는 새벽배송에 무작정 뛰어들기보단 좀 더 효율적인 사업 방식을 고려해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 폐지까지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여야의 합의가 필요한 데다 오는 4월 22대 총선 등 정치 일정을 감안할 경우 법 개정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서 21대 국회에서도 유통법 개정안이 10건 안팎이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모두 폐기될 상황에 놓여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4월 총선 이후 정치권 지형 변화에 따라 분위기가 또 바뀔 것”이라며 “그럼에도 대구나 청주 등 일부 지자체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전환에 대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어 규제를 완화하는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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