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107위나 차이 나는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졸전을 펼치고도 아시안컵 우승을 자신했다. 이에 대해 전 국가대표 조원희, 이천수 등은 경기 종료 후 평가에서 큰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의 알 자누브 경기장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 3차전에서 3-3으로 비겼다.
선제골로 앞서간 한국은 후반 내리 두 골을 내준 뒤 상대 자책골과 손흥민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3-2 재역전에 성공했으나,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동점골을 내줘 승리를 놓쳤다.
경기 후 클린스만 감독은 “수비는 보완해야 한다”며 “진지하게 분석하고 대화를 나누겠다”고 말했다.
일본을 피하기 위한 전략이었냐는 질문에 그는 “일본을 피할 계획은 없었다”며 “매 경기 승리를 하고 다음 라운드로 가자고 했다. 우리 선수들은 오늘 잘했고, 기회를 많이 만들었다”고 답했다.
이날 무승부로 한국은 1승 2무, 승점 5점을 얻어 조 2위로 조별예선을 마쳤다. 3경기에서 6골이나 허용했다. 이와 달리 지난 대회에서는 4골만 내줬다. 이런 상황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은 ‘우승할 수 있다고 믿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절대적으로 믿는다”고 답했다.
전 국가대표 조원희도 이날 경기 후 영상에서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이런 경기를..."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조원희는 "바레인을 이긴 경기도 그렇게 썩 좋은 경기력은 아니었다"며 "개인 능력으로 결과를 만들어냈고, 전체적인 조직력은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천수도 이날 실시간 중계를 본 영상에서 한국 대표팀이 동점골을 허용하자 “진짜 너무하네”라며 탄식했다. 이어 이천수는 “(클린스만 감독을) 처음에 와서 못 한다고 했을 때도 믿어줬다. 왜냐면 아시안컵 가서 우승하겠다고 얘기를 계속했기 때문에”라며 그런데 “전술 변화도 없고 선수도 쓰는 사람만 쓴다”며 경기 운영에 아쉬운 평가를 남겼다.
축구 팬들은 클린스만 감독의 긍정적 상황 인식에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을 갖고도 비긴다니”, “피파랭킹 차이가 크게 나는 상대와 이 정도 결과만 내서 아쉽다.”, “선수 기량에 의지하고 조직력이 부족하다” 등 질타하는 반응이 나왔다.
한편 오는 31일 한국은 오전 1시 F조 1위로 16강에 오른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붙는다. 사우디는 FIFA 랭킹이 56위로 한국보다 33계단 낮다. 하지만 중동 국가 중 이란 다음으로 높을 정도로 만만치 않은 상대다. 역대 사우디와의 전적은 5승 8무 5패로 팽팽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