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비공식 채널을 통해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한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는지 타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25일(현지시간) 크렘린궁과 가까운 복수의 인사를 인용,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중개인을 통해 미 정부 고위 당국자들에게 관련 논의에 열려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인사들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중립국화해야 한다는 요구를 접는 방안을 고려할 의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반대도 종국에는 물릴 여지가 있으나,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통제권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이 인사들은 강조했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반대 철회 가능성 등 물밑 협상 관련 보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잘못된 보도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미 정부 당국자들도 러시아 측으로부터 그러한 메시지가 전달됐다는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에이드리언 왓슨 대변인은 "러시아의 입장에 그런 변화가 있다는 걸 알지 못한다"면서 "러시아와의 협상 여부와 언제, 어떻게 할지는 우크라이나의 결정에 달린 일"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심리전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미국과 물밑에서 직접 대화가 진행 중인 듯한 모양새를 연출하는 것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NSC 유럽·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을 지냈던 피오나 힐은 "그들에겐 (미국과 러시아 간에) 아무도 모르는 비밀 채널이 있다고 모두가 믿는 게 득이 된다. 그건 우크라이나를 크게 겁먹게 할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가 막후에서 휴전 메시지를 보냈다는 보도는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역시 크렘린궁과 가까운 전직 관료들을 인용, 크렘린궁이 작년 9월부터 복수의 외교채널을 통해 휴전협상에 관심이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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