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까지 피습을 당하면서 정치인을 겨냥한 연쇄적 폭력 행위에 대해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접어들면 모방 범죄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28일 정치권과 경찰에 따르면 배 의원을 습격한 중학생 A군에 대해 불구속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은 증거 분석을 통해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배 의원은 현재 퇴원 후 회복에 전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인 습격 사건은 과거부터 되풀이되고 있다. 1979년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사건, 2006년 박근혜 전 대통령 커터칼 습격 사건, 2022년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모 정치 유튜버에게 둔기로 뒷머리를 가격당한 사건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같은 해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총격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배 의원 피습 사건이 정치테러인지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6일 배 의원 피습을 두고 "국민의 대표인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국민에 대한 테러와 다름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방지법에 따르면 테러란 공중이나 정부를 협박할 목적으로 행해지는 범죄로서, 기차 등 공중이 이용하는 운송 수단에 폭발물을 설치하는 행위 등을 의미한다. 이 평론가는 "피의자 A군이 범행 전 배 의원이 맞는지 확인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테러 행위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피의자 A군은 배 의원을 습격하기 전 다른 반 여학생을 스토킹하는 등 문제 행동을 일삼은 것으로도 알려지면서 1981년에 일어난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암살 미수사건을 연상케 한다. 당시 가해자인 존 힝클리 주니어는 짝사랑하던 영화배우 조디 포스터의 관심을 받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레이건 대통령은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현장에 있던 제임스 브래디 대변인은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고 평생을 휠체어에서 지내다 2014년 사망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대중 접촉이 많은 정치인들은 테러범의 표적이 되기 쉽다"며 "배 의원 피습 사건은 이 대표 때와는 달리 정치 테러라기보다는 존 힝클리처럼 피의자가 누군가의 관심을 끌기 위해 계획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황 평론가는 "경복궁 스프레이 낙서 사건처럼 관심 받고 싶은 이들이 저지른 '관종 범죄'"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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