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에 치이고 수입차에 눌리고 '위기의 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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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4-01-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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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수입차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세단 판매가 줄어들고 있다. 국내 대표 세단인 제네시스는 물론 기아 K시리즈, 아반떼, 쏘나타 등 주력 세단 판매가 모두 뒷걸음쳤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월 3일부터 20일까지 울산공장의 G70, G80, G80 EV, G90 생산라인을 일시 중단한다. 

제네시스 세단 판매량이 저조해지자 해당 라인에 수요가 많은 팰리세이드 물량을 생산하기 위한 라인정비를 하기 위해서다. 오는 4월 말부터 5월 12일까지도 팰리세이드 생산라인의 가동을 일시 중단해 혼류생산을 위한 정비에 나선다. 

제네시스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12만6567대로 전년 대비 6.3% 감소했다. G90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41% 줄었다. G80은 4만7312대에서 4만4571대로 6% 감소했다. 이 중 G80 전동화 모델은 61.2% 줄어든 1037대다. G70의 경우 부분변경 출시했지만 판매 대수는 5879대에서 4528대로 뒷걸음쳤다. 

가격이나 편의사양 측면에서 경쟁 모델보다 경쟁력이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다. 대형 세단인 G90의 가격은 9445만~1억384만원, 준대형 세단인 G80은 5890만~6830만원, 중형 세단인 G70은 4347만~5089만원이다.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적용한 실구매가는 G80 전기차와 메르세데스-벤츠 EQE 간 약 100만원 차이나는 데 그친다. G80 전기차와 동급 경쟁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EQE는 3178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G80 전기차보다 한 체급 큰 EQS와 BMW i7은 각각 2239대, 1058대로 G80 전기차를 앞서나갔다. 

G70의 가장 낮은 트림은 4000만원 초반으로 옵션을 더하면 5000만원대로 올라선다. BMW 3시리즈의 할인 혜택이 적용되면 4000만원 후반대까지 낮아져 가격경쟁력이 크지 않다. 

세단 시장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국내 세단 판매량은 49만5450대로 전년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스포츠유틸리티차(SUV)는 9.3% 늘어난 80만2974대를 기록했고 레저용 차(RV) 역시 22% 증가했다. 같은 이유로 제네시스뿐 아니라 기아의 K시리즈도 판매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K9은 2018년과 2019년 연 1만대 이상 판매되며 플래그십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2세대 변경 이후에는 월 100대에 그쳤던 판매량이 1000대 수준까지 늘었다. 이후 신차 효과가 소멸되며 2020년 7381대로 하락했고 지난해 4000대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K3도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1만3577대를 기록했다. 개발 중인 K4는 국내 출시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쏘나타도 4만8853대에서 3만7912대로 줄었다. 반면 제네시스 SUV인 GV70과 GV80은 지난해 각각 3만4656대, 2만8664대 팔리며 19%, 26%씩 늘었다. 
 
제네시스 G80 사진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80 [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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