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지속되는 고금리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대출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서 경매에 넘어가는 집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돈을 빌려 부동산을 샀다가 대출을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가면서, 부동산(토지·건물·집합건물 등)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 신청 건수가 총 10만 5614건으로 지난 2022년에 비해 6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14년 12만 4253건 이후 9년 만이다. 임의경매는 강제경매와 달리 별도 재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법원에 경매를 신청할 수 있다.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돈과 이자를 제때 갚지 못했을 경우 채권자가 대출금 회수를 위해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절차다.
전문가들은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서 산 이른바 영끌족이 계속되는 금리 상승을 버티지 못하면서 임의경매로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도별 집합건물 임의경매 등기신청 건수는 경기도가 총 1만 1106건으로 전년 5182건에 비해 114.3% 가장 많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도 내에서도 전세사기가 많았던 수원시의 경우 지난해 집합건물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신청 건수가 전년(352건)보다 181% 급증한 990건을 기록했다.
경기도에 이어 서울이 74.1% 늘어난 4773건, 부산은 105.4% 늘어난 약 4196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임의경매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거래도 잘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집값 상승기에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영끌족 중 원리금 부담을 버티지 못하는 이들의 임의경매 매물은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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