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군마현은 이날 다카사키시 현립 공원 '군마의 숲'에 있는 조선인 노동자 추모비 철거 작업을 개시했다. 이 추도비는 일본 시민단체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동 사실을 후대에 알리기 위해 2004년 설치돼 20년 동안 같은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었다.
비석 앞면에는 한국어·일본어·영어로 "기억 반성 그리고 우호"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뒷면에는 "조선인에게 큰 손해와 고통을 준 역사의 사실을 깊이 반성, 다시는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표명"한다는 글이 새겨져 있다.
조선인 추도비가 철거 대상이 된 이유는 당국이 설치 허가를 갱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극우단체들은 2012년 비 앞에서 열린 추도제 참가자가 '강제연행'을 언급했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철거를 요구해 왔다. 이를 빌미로 군마현 당국은 2014년 설치 허가 갱신을 거부했고, 일본 최고재판소까지 지자체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확정했다.
결국 군마현은 행정 대집행으로 비를 철거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시민단체에는 약 3000만엔(약 2억7000만원)의 비용도 추후 청구할 방침이다.
한편, 철거 개시 하루 전인 전날 현장에 모인 시민단체 관계자 등 150명은 철거에 반대하며 헌화했다. 현장 주변에는 극우단체 소속으로 보이는 10여 명이 철거를 요구하며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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