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소상공인을 위한 전문은행을 표방한 '소소뱅크'는 다음 달 금융위원회에 예비인가를 신청하면서 본격적으로 출범 준비에 들어간다. 소소뱅크는 지역별 소상공인연합회가 설립 준비 주축이 된 만큼 소상공인을 위한 맞춤형 금융 상품을 제공하고 자산관리를 제공하는 등 소상공인 특화 인터넷은행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세금 신고를 도와주는 플랫폼 '삼쩜삼'을 운영하는 IT업체 자비스앤빌런즈도 곧 금융위에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가칭은 '삼쩜삼 뱅크'다. 자비스앤빌런즈는 삼쩜삼의 누적 가입자 수 1800만명을 기반으로 가입자 수를 빠르게 늘릴 계획이다. 대안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해 시간제 근로자나 프리랜서 중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진 'N잡러'나 소상공인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한국신용데이터(KCD)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KCD는 소상공인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운영하는 만큼 소상공인 특화은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 KCD는 관련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렸으며 상반기 중 인가에 도전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5대 시중은행 중심의 과점 구조 해소를 위해 인터넷은행 등 신규 인가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충분한 자금력과 실현 가능한 사업계획을 갖춘 사업자가 신청하면 상시로 심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자본금 요건은 250억원 이상으로 시중은행 대비 4분의 1 수준이다.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의 호실적도 매력 상승 요인이다. 지난해 3분기 인터넷은행 3사의 당기순이익은 11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8% 늘어났다. 카카오뱅크는 같은 기간 역대 최대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10분기 연속 흑자 기록을 세웠다. 토스뱅크도 출범 2년 만에 첫 분기 흑자를 달성하며 연간 흑자도 목전에 뒀다.
그러나 기존 업계 플레이어들은 대부분 제4인터넷은행 출범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은행업의 특성상 자본력 확보가 관건인데 도전장을 내민 사업자 중에 금융사를 파트너로 확보한 곳은 아직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기존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다양한 재무적투자자를 확보했다. 케이뱅크는 우리은행, 카카오뱅크는 KB국민은행, 토스뱅크는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이 안정적 자본 확보 능력을 담보했다.
당국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총 신용 대출에서 신용 평점 하위 50% 고객 대출 비율) 통제도 난관 중 하나다. 올해부터 이 비율을 30% 이상으로 맞춰야 하는데 중·저신용 고객은 통상적으로 연체에 빠질 위험이 크므로 은행의 자산 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든든한 뒷배가 되어줄 돈줄을 확보하지 못하면 인가를 받기 어렵다"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 특화 은행이라는 명분은 좋지만 처음 내건 목표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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