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일정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찌른 김모씨(66)가 살인미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김씨의 범행을 도운 A씨(75)도 함께 기소했지만 추가 공범이나 배후는 없다고 밝혔다.
부산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상진 1차장검사)은 29일 김씨를 살인미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김씨는 지난 2일 부산 강서구에 있는 가덕도 신공항 부지에서 이 대표의 왼쪽 목 부위를 전체 길이 18㎝, 칼날 길이 13㎝인 칼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범행을 저지른 배경에 특정 세력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는 것을 막고자 이 대표의 공천권 행사를 저지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오는 4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종북 세력이 공천받아 다수 의석을 확보하고 나아가 이 대표가 차기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으려는 생각에 사로잡혀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 검찰 측 분석이다.
검찰 관계자는 "살인미수 범행이 국회의원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임을 확인했다"며 "폭력에 의한 선거 자유의 방해를 처벌하는 공직선거법 237조도 적용해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씨는 피해자(이재명 대표)에 대한 형사 재판이 지연되자 '피해자를 살해하는 것이 자유주의를 지키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극단적 생각에 빠져 범행에 나아갔다"고 덧붙였다.
김씨 범행을 도운 A씨도 살인미수 방조와 공직선거법 위반 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A씨는 지난해 5월경과 12월경 김씨의 범행 계획을 사전에 듣고, 범행 이유를 기재한 메모를 언론 매체와 가족 등에게 발송해 달라는 김씨 부탁을 승낙하는 등 범행을 용이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씨의 지인과 차량 동승자 등 관련자 전원을 조사하고 통신 내역, 계좌 거래 내역, 폐쇄회로(CC)TV와 블랙박스 등을 분석한 결과 A씨 외에 추가 공범이나 배후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본인이 가지고 있던 돈과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범행 경비로 충당했다"고 말했다.
김씨를 상대로 심리생리 검사(거짓말 탐지기 검사)도 진행한 결과 "범행을 시킨 사람은 없다"는 진술이 '진실 반응'으로 나왔다.
경찰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특별수사팀은 김씨의 범행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전면적인 보완 조사를 진행했다. 특별수사팀은 추가 DNA 감식, 의복 손상 부위 정밀감정, 필적·음성 감정 등에 이어 관련자 총 114명을 조사했다. 김씨 주변인 18명, 현장 목격자 12명, 범행 장소 이동 관련자 13명, 김씨의 최근 통화자 71명 등이 조사 대상이었다.
이 대표 습격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구성된 특별수사팀은 공소 유지까지 맡을 예정이다.
특별수사팀은 "장기간에 걸친 계획하에 흉기를 이용해 정치인을 살해하려 한 정치적 테러 범죄이며 선거 자유를 폭력으로 방해한 범행"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적으로 수행하는 정치 활동을 위축시켜 민주주의를 저해하고 모방 범죄까지 확산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특별수사팀이 직접 공소 유지를 전담해 피고인들에게 죄에 상응하는 엄정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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