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만에 다시 만난 尹·韓...김건희·김경율 이야기는 없었다

대통령실서 2시간37분간 오찬·차담

"선거 논의 없이 민생 얘김만" 선그어

민주, 정무위서 김여사 의혹 집중 추궁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오찬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2시간 37분간 오찬과 차담을 했다. 최근 당정 갈등설의 원인으로 꼽히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대응' 등 현안 논의에 관심이 모였지만, '민생'에 대해서만 논의했다는 설명이다.

이도운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를 용산 집무실로 초청해 오찬 회동을 했다"며 "오찬장에서 2시간 동안 오찬을 함께한 뒤 집무실로 자리를 옮겨 37분 동안 차담을 더 나눴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이날 회동은 지난 23일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만난 뒤 6일 만이다. 대통령실에서는 이관섭 비서실장, 한오섭 정무수석, 이 수석이 배석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개선을 위해 당정이 배가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당정 협력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주택‧철도 지하화‧교통 등 다양한 민생 현안 △정치인 테러에 대한 대책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2년 유예 등을 논의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윤 원내대표도 별도 국회 브리핑에서 비슷한 내용을 전했다. 그는 '김건희 여사 의혹, 4월 총선 대책, 김경율 비상대책위원 거취 문제, 이태원 참사 특별법, 신년 기자회견 등 현안에 대한 논의는 없었나'라는 질문에 "오늘은 민생 문제만 이야기 했다"고 선을 그었다.

또 "오늘은 선거 관련 논의를 하는 자리가 아니라 민생 문제 그리고 민생과 관련된 국회 상황과 관련된 얘기를 주로 했다"면서 "당정 관계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거듭 함구했다.
 
정치권에서는 3시간에 가까운 장시간 회동에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지만, 외부에 공개를 하지 않는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는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이 나눈 대화 중 소개해 줄 만한 것 있나'라는 질문에도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오찬 회동 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오찬을 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며 "민생에 관한 얘기를 잘 나눠보겠다"고 밝혔다. 공천과 관련한 이야기도 나눌지에 대해선 "공천은 당이 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단독으로 열고 관계 당국에 김 여사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또 오후에는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및 명품백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촉구' 천만서울시민서명운동본부 발대식을 열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김성주 민주당 의원은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에게 "대통령 부인의 명품백 수수 같은 중대한 부패 행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문제에 대해서는 조사 자체도 아직 안 들어가서야 어떻게 국민들이 정부를 신뢰할 수 있겠느냐"라고 따졌다.
 
이에 유 위원장은 "절차와 원칙에 따라 진행하고자 하는 게 권익위의 입장"이라면서도 "사실상 권익위에 관여 권한이 없다. 신고자에게 제출할 자료가 있으면 제출해달라. 그 정도 조사에 착수하고 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장 퇴장 전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김건희 여사 관련 사건의 본질은 (명품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의) 몰카 공작 사건"이라며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의혹,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외유성 해외출장' 논란 등으로 역습을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