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9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용산 집무실에서 2시간 37분 동안 회동했다. 최근 당정 갈등설의 원인으로 꼽히는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대응' 등 현안 논의는 없었고, '민생'만 논의했다는 설명이다.
이도운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를 용산 집무실로 초청해 오찬회동을 했다"며 "오찬장에서 2시간 동안 오찬을 함께한 뒤 집무실로 자리를 옮겨 37분 동안 차담을 더 나눴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이관섭 비서실장, 한오섭 정무수석, 이 수석이 배석했다. 이 실장은 '한동훈 자진사퇴 압박'의 핵심 당사자로 알려졌다. 이날 오찬은 대통령실이 만들어 당 지도부를 초청하는 형식이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개선을 위해 당정이 배가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당정 협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택‧철도 지하화‧교통 등 다양한 민생 현안 △정치인 테러에 대한 대책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2년 유예 등을 논의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대통령실의 서면브리핑이 나오고 3분 뒤인 오후 3시 10분 윤 원내대표가 비슷한 내용의 국회 브리핑를 실시했다. '김건희 여사 의혹, 총선 대책, 김경률 비대위원 사퇴 문제, 이태원 참사 특별법, 윤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등 현안에 대한 논의는 없었나'라는 질문이 쏟아졌지만, 윤 원내대표는 "오늘은 민생 문제만 이야기했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오늘은 선거 관련 논의를 하는 자리가 아니라 민생 문제 그리고 민생과 관련된 국회 상황과 관련된 얘기를 주로 했다"면서 "오늘 당정 관계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거듭 함구했다.
정치권에서는 2시간 37분이라는 이례적인 장시간 회동에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지만, 외부 공개를 안 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윤 원대대표는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이 나눈 대화 중 소개해 줄 만한 것 있나'라는 질문에도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회동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나'라는 기본적인 질문 역시 "당사에 들어가신 한 위원장의 말씀은 없었나"라고 반문하고 "그냥 평상시 하던 당정 협의 분위기하고 다르지 않았다"며 극히 말을 아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