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명동 지하철 4호선 연접부인 퇴계로변 남측 주민들이 지난해 6월 서울시가 발표한 '신(新)고도제한' 구상에서 빠져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30일 '신(新)고도제한' 구상을 통해 서울 고도지구 제도를 51년 만에 전면 개편한다고 밝혔다. 이 계획에는 남산 고도제한도 일부 완화하는 계획이 담겼다. 당시 시는 해당 제도를 통해 남산과 북한산, 국회의사당 등 시내 주요 도심 주변 건축물 높이 제한을 완화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산 주변은 20m 이하에서 최고 45m로, 남산 약수역세권 일대는 20m 이하에서 최고 40m로 높이 제한이 각각 조정됐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변도 51m 이하에서 170m 이하로 대폭 완화했다.
특히 남산은 서울을 대표하는 상징 경관인 점을 고려해 한남대교·녹사평대로·서울역 앞 등 주요 조망점에서 남산 정상을 바라 본 모습이나 소월로·소파로 등에서 도심지를 내려다보는 조망 등 다각도로 경관 시뮬레이션 검토를 진행했다.
시는 이 결과를 토대로 당초 고도제한이 12~20m였던 지역을 12~40m로 세분화했다. 특히 약수역 일대 준주거지역 역세권 토지 활용성을 감안해 고도제한 20m에서 지형차를 고려해 32~40m까지 완화했다.
그러나 고도지구와 맞닿은 곳에 위치한 연접부는 고도지구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고도지구에 준하는 높이 제한을 받아왔다. 또 이번 '신고도제한'을 통해 높이 제한이 완화되더라도 여전히 고도지구를 상정하고 계획된 높이 규제를 받게 된다.
당초 퇴계로변 북측은 서울시 최초로 중심상업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고밀도 개발이 이뤄졌으나 퇴계로변 남측은 남산 주변 고도지구 연접부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로 고도지구에 준하는 높이 제한을 받아왔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그동안 남산 고도제한, 역사문화특화경관지구 등 여러 규제에 묶여 지역적·문화적 인프라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도로와 같은 기반시설도 전반적으로 열악해 심각한 상권 침제 및 지역 노쇠화가 진행 중이라며 이번 정책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지역 주민 A씨는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스테이트타워 남산은 높이가 100m 넘고, 길 건너 밀리오레 빌딩도 100m에 가깝다"며 "퇴계로변 남측만 과도한 규제로 인해 낙후됐고 상권도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시가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도 "주변 지역은 다 규제가 풀렸는데 왜 남측 지역만 규제가 그대로인지 모르겠다. 이는 명백히 역차별"이라며 "중구청도 이 같은 주민 의견을 반영해 시에 문제를 제기했다는데 아직 시가 별다른 견해를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민들 주장에 대해 시는 "상반기 중 구체적인 안을 내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해당 부분은 도시계획과에서 검토 중인 사안이다. 지구단위계획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 고도지구 재정비안이 확정돼야 그걸 받아서 검토하고 불합리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건은 지난해 7월에 열람돼 이번 1월에 도시계획위원회에 재정비안이 상정됐다"며 "그러나 수정 가결이 됐기에 다시 한번 재열람을 거쳐 결정 고시가 돼야 재정비안에 대한 효력이 발생한다. 그게 바뀌면 중구청 일대 여러 지구단위 계획도 자연스레 재정비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재정비안이 현재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기에 추후 문제가 되고 있는 연접부도 지구단위 계획을 통해 바꾸려고 한다"며 "장담 할 수 없지만 상반기 안에 가능하리라 본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으로 이르면 오는 3월에 도시계획과에서 결정고시가 된다고 가정하면 그걸 받아서 연접부처럼 지역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지역에 대한 검토도 같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답했다.
앞서 시는 지난해 6월 30일에 '신 고도지구'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6월 말까지 구체적인 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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