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산하기관장 줄줄이 임기만료...총선 이후 '대규모 인사판' 열린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4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3.10.31 [사진=유대길 기자 [e-mail]]

올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공기업 수장이 대거 교체된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들의 임기가 대부분 마무리되는 데다 현재 공석인 자리도 신규 선임으로 메꿔질 예정이다. 

본격적인 기관장 인사는 4월 총선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총선에서 낙마한 인물들을 대상으로 한 보은성 인사와 전직 산업부 실장급들이 경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 상반기 임기 만료인 산업부 산하기관 기관장만 30곳

3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공기업 41곳 가운데 임기 만료나 중도 사퇴, 공석 등에 따라 기관장 인사가 예정된 곳은 30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올해 상반기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총 19곳이다. 한국전기안전공사(2월), 한국전력거래소·한국로봇산업진흥원·한국산업기술시험원·한국탄소산업진흥원·한전원자력연료(3월), 한전KDN·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한국동서·남동·남부·서부·중부발전(4월), 한국가스기술공사·한국전력기술·코트라(5월), 한국석유공사·한전KPS·한국디자인진흥원(6월) 등이다. 

현재 공석인 한국무역보험공사와 강원랜드, 한국에너지재단,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전략물자관리원까지 포함하면 총 24곳이 기관장 교체를 앞두고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 대한석탄공사 등은 올 하반기 기관장 임기 만료가 도래한다.

산업부 산하기관 수장들의 임기 종료 시점과 총선 일정이 맞물리면서 대규모 인사판은 4월 총선 이후가 유력하다. 통상 기관장 자리는 주무 부처의 실장급이나 차관급을 선임하기도 하지만 정권 입맛에 맞는 정치권 인사를 앉히는 경우도 많다.

특히 이번에는 총선 전후 기관장 수장 교체가 예정돼 있어 총선에서 낙마한 인물을 챙겨주는 이른바 '보은성 낙하산 인사'가 현실화할 수도 있다. 내부 경선에서 단일화 등으로 자리를 양보한 후보자에게 산하기관장 자리를 내줄 가능성도 높다.

한 에너지 공기업 관계자는 "총선 결과에 따라 예상치도 못한 사람이 후보군에 오를 수도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입김이 센 정치권 인사가 기관장이 되면 추진력을 얻을 수 있어 긍정적이지만 업무 연속성 측면에서는 어려움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 부처 관계자는 "산업부를 떠난 고위급 관료 가운데 전 정부 때 주요 정책을 수립·추진해 온 사람들은 이번 기관장 인사 때 혜택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좀 더 때를 기다려야 할 인물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패거리 카르텔' 혁파 외친 尹정부...검사·정치인 출신 앉힐까

윤석열 정부가 계속해서 이권과 이념에 기반을 둔 '패거리 카르텔'을 혁파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어떤 인물을 공기업 수장으로 앉힐지 이목이 집중된다.

검찰 출신인 윤 대통령은 앞서 대통령실과 정부 기관 등에 검사 출신 인물을 대거 포진했다. 이번 기관장 인사 때도 검사 출신으로 자리를 채울지가 관전 포인트다.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사장 선임이 이뤄진 한국동서발전은 현재 김영문 사장이 대구지검 서부지청 부장검사를 지내다 온 인물이기도 하다. 

여기에 관련 경력은 없지만 다수의 정치권 인사를 수장으로 앉힐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이번에는 기관장 임기 만료 시기와 총선 일정이 맞물리면서 챙겨야 할 측근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2022년 하반기 임명된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과 정용기 지역난방공사 사장도 관련 경력이 거의 없지만 윤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으로 보은 인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올해가 반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공공기관 수장 임명이 이뤄지면 새로운 기관장들의 어깨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성적에 따라 기관장 거취와 임직원 연봉 수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보통(C)' 등급을 받은 대한석탄공사, 한국광해광업공단, 한전KDN, 한국에너지공단과 '미흡(D)' 등급을 받은 강원랜드는 수장 교체와 함께 경영평가 반등을 일궈내야 한다. 아울러 2년 연속 '미흡(D)' 등급을 받으며 기관장 해임 조치를 받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도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 쇄신이 절실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