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이날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안건이 의결됐다.
홍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기어코 행사했다"며 "유감을 넘어서 분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난해 11월 대통령 시정연설로 여야 원내대표와 상임위원장 간담회가 있었다"며 "(이 자리에서) 대통령이 특별법을 수용하고, 현장에서 유가족과 피해자를 위로하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정반대의 상황이 됐다는 게 홍 원내대표 주장이다. 홍 원내대표는 "정치의 본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인데 그 책임이 있는 정부가 진상규명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이날 오후 이태원 참사 특별법 거부권 행사 안건을 재가함에 따라 공세 수위를 높였다.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재난을 막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 대통령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인데, 이를 부정했다"고 꼬집었다.
임 원내대변인은 "유가족이 바란 것은 보상이 아니라 오직 진상규명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유가족의 진상규명 요구를 거부한 것도 모자라 보상 운운하며 유가족을 모욕하지 말라"고 했다.
정부는 특별법이 규정하는 특별조사위원회 업무 범위와 권한이 과도하고, 특별조사위 구성 절차에 공정성·중립성이 담보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유가족 반발을 고려해 피해 보상 방안을 발표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이번이 다섯번째다. 재의요구 시한인 다음 달 3일을 앞두고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정부는 법안을 국회로 돌려보내 재의결을 요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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