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중에서 현재 새싹을 틔울 수 있는 곳은 우리(텐센트)뿐인 것 같다."
중국 빅테크(대형인터넷기업) 텐센트 총수 마화텅 회장이 지난 29일 텐센트의 연례 직원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텐센트와 함께 중국 빅테크 3총사로 불리던 바이두, 알리바바의 성장 잠재 가능성을 사실상 깎아내리며 텐센트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평소 절제된 행보로 직접적 발언을 자제해 온 마 회장으로선 이례적이란 평가도 나온다.
30일 중국 21세기경제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 회장은 전날 광둥성 선전의 한 스타디움에서 열린 텐센트의 연례 직원회의에서 "출시 13년 된 웨이신(微信, 위챗)은 현재 텐센트의 오래된 나무(老樹)로, 여기서 어떻게 새싹을 피우는 게 아주 커다란 문제"라며 월간 이용자 13억명을 자랑하는 텐센트의 '국민 메신저' 위챗을 더욱 키울 것이란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마 회장은 올해 위챗의 쇼트클립(짧은 동영상) 서비스인 스핀하오(視頻號, 동영상계정)와 라이브 전자상거래 사업 발전에 주력할 것이며 미니프로그램(미니앱)·미니게임 등과 같은 다른 새싹 사업도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1년 전 회의에서 "스핀하오가 텐센트 전체의 희망"이라고 외쳤던 마 회장은 이날 "지난 1년간 스핀하오 발전은 실제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며 스핀하오의 현재 사업 발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텐센트 유저의 소비력은 강력하지만, 텐센트가 수년간 전자상거래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한 만큼 올해는 스핀하오를 통한 라이브 전자상거래를 적극 발전시킬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쳤다.
텐센트의 간판사업인 게임 사업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마 회장은 "게임의 해외 진출이 텐센트 글로벌화의 최대 희망"이라며 향후 게임의 해외 진출에 더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임 시장조사업체 센스타워에 따르면 텐센트는 지난해 중국 게임회사 해외 매출 순위에서 1위 미호요에 이어 2위였다.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모바일게임인 '화평정영(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콜오브듀티 모바일(중국명·使命召唤手游)'이 각각 2위, 4위를 차지했다.
이날 마 회장은 "텐센트가 경제적 격변과 규제 당국의 조사 강화로 인한 최악의 시간을 극복했다"고도 했다. 그는 "인터넷 플랫폼 발전 규제는 텐센트에 일종의 신체검사와도 같다. 문제가 발견되면 적극 고치는 것"이라며 당국의 규제 속에서도 차분한 태도를 유지하라고 촉구하며 직원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놓았다.
30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러한 마 회장의 긍정적인 어조는 2022년 12월 사내 담화 때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짚었다. 당시 마 회장은 "회사 내부에 비리가 만연해 있다는 점을 파악했다", "임원급 경영진들의 프로젝트 중 상당수가 실효성이 없다", "비용 절감을 위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해"라며 임직원들을 호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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