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5개월 만에 하락했다. 가계대출 몸집을 불리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4%대 초반까지 낮아지는 등 1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데 기인한 것이다. 특히 주담대 고정금리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두 달 만에 0.8%포인트 가까이 하락함에 따라 고정형 주담대 비중이 반등했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의 12월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82%로 전월(5.04%)보다 0.2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9월 4.90%에서 10월과 11월 5.04%로 상승했던 가계대출 금리는 석 달 만에 4%대로 내려오게 됐다.
대출 별로는 주담대 금리 평균치가 4.16%로 전월 대비 0.3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22년 7월(4.16%)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코픽스 상승과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인상에도 장기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마이너스통장을 비롯한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전월보다 0.27% 하락한 6.58%를 기록했다. 이 역시 작년 6월(6.47%) 이후 6개월 만에 하락한 것이다.
기업 대출금리(5.29%)도 0.07%포인트 하락했다. 기업 규모 별로는 대기업 금리(5.28%)가 0.01%포인트, 중소기업 금리(5.31%)가 0.11%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와 기업 대출을 모두 반영한 전체 대출금리는 5.26%에서 5.14%로 소폭 하락세를 나타냈다.
12월 중 은행 예금(수신) 평균 금리(3.85%)는 순수저축성예금과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 하락 영향으로 0.14%포인트 떨어졌다. 정기예금 등 순수 저축성 예금 금리는 0.13%포인트 낮은 3.83%, 금융채와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는 0.16%포인트 낮은 3.92%를 기록했다.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의 차를 나타내는 예대금리차(신규취급액 기준)는 예금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더 크게 하락함에 따라 전월(1.27%포인트) 대비 0.02%포인트 높은 1.29%포인트를 나타냈다.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 역시 0.05%포인트 상승한 2.53%포인트로 나타났다.
한편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기관들의 예금 금리(1년 만기 정기예금·예탁금 기준)는 저축은행 4.08%(전월 대비 -0.11%포인트), 신용협동조합 4.20%(-0.05%포인트), 상호금융 4.02%(-0.07%포인트), 새마을금고 4.37%(-0.12%포인트)로 각각 집계됐다. 비은행 기관들의 대출 금리 평균치는 저축은행(12.59%, 0.81%포인트), 신협(6.22%, +0.01%포인트), 새마을금고(6.14%, +0.04%포인트)가 오름세를 보였다. 상호금융은 평균 대출 금리가 5.82%로 전월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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