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운동권은 이미 탱자가 됐다"며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 전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임 전 실장이 '한동훈이나 윤희숙은 지금은 귤처럼 보이지만, 운동권을 저격하면서 탱자가 될 수 있다'고 얘길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지난 29일 "여의도 정치를 하면 귤이 탱자가 되는 귤화위지를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귤화위지(橘化爲枳)'란 사람이 주위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뜻이다. 윤 전 의원이 출마 기자회견에서 "민주화 운동 경력이라는 완장을 찬 껍데기"라고 말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전 의원은 "임 전 실장은 '탱자 부대장'이었던 사람"이라며 "그런데 다른 사람에게 탱자가 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얘기하는 건 자기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고 맞받았다.
그는 '586 기득권 청산이 이 시점에 필요하냐'는 질문엔 "586 기득권 청산만 외친 건 아니다"라며 "정치 세대교체가 일어나야 된다는 얘기"라고 답했다.
윤 전 의원은 세대 교체가 필요한 이유로 운동권의 도덕성 부족과 무능을 꼽았다. 이에 대해 "2000년 김대중 대통령께서 젊은 피 수혈, 그래서 (586 운동권이) 정치권에 대거 들어왔다"며 "운동했다는 그 도덕성을 트레이드마크로 들어왔는데, 그때는 신선했는데 현재도 신선하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조국 사태 때 그 유효성은 완전히 검증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대착오적인 시스템의 일례로 '임대차 3법'을 들었다. 그는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저 사람들은 집을 가진 사람을 저렇게 죄인 취급하고 주거 상승 욕구를 '집 있으면 됐지' 이런 식으로 (하냐)"며 "능력과 의지도 별로 없고 시대를 읽지도 못하고 도덕성도 없다"고 직격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586 운동권은 시대적인 유효성을 다했다"며 "임종석 선생께서 '운동권이라고 매도돼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운동권이라서 매도하는 게 아니라 지금 시대에 맞는 정치를 못 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윤 전 의원은 지난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4월 총선에서 서울 중구·성동구갑 출마를 선언했다. 여당에선 험지로 분류되는 이른바 '한강 벨트' 지역구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임 전 실장이 출마를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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