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투자 시장 '빙하기'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 유망 기업들에 대한 투자 열기만큼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티투마루·엘리스·콕스웨이브 등 AI 스타트업들이 일제히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들 모두 자사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생성 AI 관련 사업으로 뻗어 나간 것이 특징이다.
포티투마루는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한 딥 시맨틱 질의응답(QA)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이다. 생성 AI의 단점으로 꼽히는 환각 현상(주어진 데이터 또는 맥락에 근거하지 않은 잘못된 정보나 허위 정보를 생산하는 것)을 최소화했다는 점을 내세운다. 최근 진행된 시리즈B 투자에 LG유플러스와 한글과컴퓨터(한컴), 하나증권, IBK기업은행 등이 참여했다. 특히 LG유플러스가 100억원, 한컴이 40억원을 투자하며 적극적인 사업적 협력을 예고했다.
에듀테크 기업인 엘리스는 사업 전반에 AI를 적극적으로 접목하며 최근 'AI 솔루션 기업' 도약을 선언했다. 생성 AI 기반으로 이용자 학습을 돕는 챗봇인 'AI 헬피'도 개발했다. 엘리스는 지난달 29일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의 벤처투자 자회사 버텍스홀딩스 산하 펀드인 '버텍스 그로쓰'와 기존 투자자인 알토스벤처스가 참여했다.
콕스웨이브는 생성 AI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분석 플랫폼인 '얼라인 AI'를 개발·운영하고 있다. 생성 AI 서비스에서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개인화' 강화에 집중했다. 뤼튼·패스트캠퍼스 등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했다. 콕스웨이브는 지난달 30일 KB인베스트먼트·다날·서울대기술지주 등에서 45억원 상당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2022년 말 '챗GPT'로 뜨거워진 AI에 대한 투자 열기가 지속되는 흐름이다.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도 이러한 흐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국내 AI 스타트업에 지분 투자를 해왔다. 네이버는 자사 스타트업 투자 조직인 네이버 D2SF를 통해 AI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 나섰다. 카카오도 벤처캐피털 자회사인 카카오벤처스를 통해 최근 AI 경량화 스타트업 스퀴즈비츠의 프리 시리즈A 투자에 참여하는 등 관련 투자에 적극적이다.
다만 전체적인 투자 시장이 냉각된 분위기에서 AI 업체들도 완전히 예외는 아니라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최근 투자 유치에 성공한 다수 스타트업은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향후 수익을 어떻게 낼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많이 했다고 언급했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스타트업은 물론 초기 스타트업에도 이런 잣대가 적용되는 분위기다.
최근 신규 투자를 받은 한 AI 스타트업 대표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3년 전에 비해 확실히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고 심사 과정도 전반적으로 까다로워졌다"며 "구체적인 수익 모델에 대한 청사진 없이 이용자만 모으는 전략이 현재는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AI 소프트웨어 이외에도 하드웨어 분야에 대한 대형 투자가 잇따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달 30일 리벨리온이 약 165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를 마무리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는 퓨리오사AI가 8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사피온이 600억원대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받았다. 생성 AI와 초거대언어모델(LLM)이 핵심 기술로 떠오르면서 대량 데이터를 학습·추론하는 '두뇌' 역할을 할 AI 반도체의 커진 존재감이 투자 시장에도 반영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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