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국내 기준금리 향방에 대해 "섣부른 금리 인하는 물가와 부동산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면서 "긴축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이어 긴축 장기화 필요성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주최로 열린 제2회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서 올해 한국경제 전망을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선 이 총재는 "2024년 통화정책은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과 물가, 금융안정 등 지표를 확인하며 운용하되 긴축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앞서 지난달 11일 열린 올해 첫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3.5%)을 결정한 바 있다. 이 총재는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개시 시점에 대해 "적어도 6개월 이상은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해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한은의 이같은 통화정책 기조는 당분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벽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5.25~5.5%) 동결을 결정하고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을 얻을 때까지 현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통화정책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커졌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다음 정책금리 결정시점인)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다"언급해 내달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한편 이 총재는 올해 한국 경제에 대해 소비 회복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수출 개선에 힘입어 경제 성장률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국내 성장률은 1.4% 수준으로 올해 한은 전망치는 2.1%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연 기준 3.6%에서 올해 2.6%로 둔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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