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청정수소 등 에너지개발사로 변신하는 종합상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종합상사들의 해외 에너지개발사업이 활발하다. 에너지 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갈수록 중요해지면서 그룹사들의 안정적인 밸류체인을 확보하려는 목적과 함께 글로벌 사업 전환기를 맞아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려는 전략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포스코홀딩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 아드녹 등과 아부다비 아드녹 본사에서 '청정수소생산사업 공동조사를 위한 전략적 협력 협약(SCA)'을 체결했다. 포스코그룹이 미래사업으로 낙점한 청정수소 생산사업을 천연가스 등 각종 에너지 탐사·개발 경험이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맡아 추진하는 것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광양 LNG터미널에서 ▲LNG를 활용한 블루수소 생산 및 공급 ▲수소 생산 시 발생하는 탄소 포집·저장(CCS) 사업을 포스코그룹, 아드녹과 공동 추진한다. 또 3사는 광양 내 청정수소 생산설비 구축, 이산화탄소 포집 및 액화 터미널 규모 산출 등 사업타당성을 위한 공동조사도 돌입하기로 했다.
 
포스코그룹은 광양LNG터미널을 연계해 블루수소 생산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생산된 수소는 광양제철소를 포함해 하동, 여수 등 인근 수요처로 오는 2029년부터 공급될 예정이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2035년까지 광양 54만톤, 인천 36만톤, 포항 36만톤 등 청정수소 126만톤 공급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태양광·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회사로 변신하고 있다. 2018년 미국 태양광 개발사업 진출을 시작으로 현재 북미, 호주,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태양광 사업개발 및 EPC(설계·조달·시공)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해외에서 청정 수소를 생산해 국내로 도입하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는 한편, 국내 그린수소 생산 실증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향후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소형모듈원전(SMR) 사업 관련 기술 역량 확보를 통해 동유럽 등 초기 EPC 사업기회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도 해외 투자 등을 통한 소싱~재처리~생산 사업을 올해 본격화한다. 이 회사는 사업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미래성장동력인 에너지 분야에 적극 투자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87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5% 증가하기도 했다.
 
LX인터내셔널은 최근 인도네시아 AKP 광산의 지분 60%를 1330억원에 취득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AKP광산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모로왈리 산업단지 인근에 있는 니켈 광산으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7배에 달하는 약 2000㏊ 규모다.
 
이 광산의 원광 기준 매장 자원량은 5140만톤이며, 이 중 검증된 가채광량은 3600만톤에 이른다. 이는 전기차 700만대분에 해당하는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양으로, LX인터내셔널이 생산된 물량 전량에 대한 인수(Off-take) 권한을 갖는다. LX인터내셔널은 이번 니켈 자산 인수를 시작으로 자원사업의 주력을 기존 석탄에서 니켈 등 배터리 핵심광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소위 돈이 되는 사업기회를 발굴하는 눈썰미와 자원 개발로 쌓은 노하우, 폭넓은 해외 네트워크 등은 종합상사의 강점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상사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등 주요 광물자원이 일부 국가에 집중돼 광물자원 민족주의 경향은 앞으로 점점 강해질 것"이라면서 "광물자원 민족주의가 태동하는 상황에서 광물과 배터리 소재를 연결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치열하게 전개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자원 발굴, 정보수집, 폭넓은 수출 및 투자경험 등을 갖춘 종합상사들이 이 안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