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토론회에선 이용자 권익 보호에 초점을 맞춘 방안이 다수 제시됐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고, 해외 게임사에도 국내 게임사와 같은 이용자 보호책임을 부여하기로 했다. 환불 전담창구 운영도 강제했다. 게임 서비스 종료 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모두 전에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켰던 대목으로, 이러한 방안을 마련한 취지 자체에는 공감이 간다.
아쉬운 건 게임사를 위한 진흥책이 부재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이번 토론회에서 제시한 방안들은 하나같이 규제의 성격을 띤다. 이후 게임사들의 경영 환경은 당연히 악화할 수밖에 없다. 게임사 입장에선 앞으로 짊어져야 할 부담이 하나 더 늘어나게 된 셈이다.
가장 큰 문제는 시기다. 과거처럼 게임사들이 고속 성장을 이어가던 상황이라면 어려움을 충분히 극복할 체력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대다수 게임사의 실적이 뒷걸음치고 있고, 폐업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작년 상반기 게임 수출의 경우, 직전 반기보다 35.2%나 급감했다. 콘텐츠 산업의 수출 효자로 불리던 건 이제 옛말이다.
중요한 건 균형이다. 이용자를 위한 방안과 게임사를 위한 진흥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안방 시장까지 외산 게임들에 뺏겨 버릴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이 게임을 직접 언급한 건 그만큼 산업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진흥책도 함께 마련돼야 하는 게 맞는 방향이다.
정부는 3월 중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한 진흥책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순히 보여주기식이 아닌, 게임업체들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일조하는 제대로 된 진흥책이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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