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시장이 전통적 비수기 등의 영향으로 주춤하다. 올해 들어 중국 전기차 브랜드 대부분이 부진한 성적을 보인 가운데, 춘제 연휴(2월 10~17일)를 앞둬 2월까지는 성장 둔화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2일 중국 매체 36Kr은 "중국 신에너지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 업체들이 지난해 12월 판매 절정을 달린 이후 1월에 단체로 속도를 잃었다"며 "심지어 비야디(BYD)도 살아남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발표된 중국 주요 전기차 브랜드들의 1월 실적을 보면, 지난해 4분기 테슬라를 제치고 전기차 판매량 세계 1위에 오른 BYD의 1월 판매량은 전달 대비 41%나 줄어든 20만1493만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33.14% 증가했다. 다만 해외 판매량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BYD의 수출량은 3만6200만대로 전달 3만6100대를 소폭 웃돌았다.
화웨이와 손잡은 싸이리스(세레스)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 판매량 2위로 올라섰다. 1월 싸이리스의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3만6838대로 전년 동월 대비 654.1% 폭증한 것은 물론, 전달 대비로도 34.76% 증가하며 주요 전기차 브랜드 중 유일하게 호실적을 기록했다.
싸이리스가 선전한 건 화웨이와 합작한 브랜드 아이토의 인기 덕분이다. 1월 아이토의 원제 시리즈 인도량은 3만2973대에 달했다. 이 중 뉴M7의 인도량이 3만1253대를 기록했다. M7은 화웨이가 지난해 9월 내놓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이다. M7은 출시 50일 만에 8만5000만대를 판매하는 대박을 터트리며 화웨이의 전기차 사업에 성공 가능성을 열어줬다. 이전까지 화웨이가 선보인 전기차 중 월간 판매량이 1만대를 넘긴 모델은 없었다. M7은 인기를 꾸준히 이어오며 월간 판매량 3만대, 누적 판매량 14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총 48만대를 판매하며 이인자 자리를 꿰찼던 광저우자동차의 전기차 브랜드 아이안은 싸이리스에 밀렸다. 아이안의 1월 인도량은 2만5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144% 증가했지만 전달 대비 46% 급감했다. 아이안은 지난해 5월부터 판매 부진을 이어오며 연간 목표 판매량(50만대)을 달성하지 못했다. 다만 올해 목표 판매량은 80만대로 높게 잡았다.
판매량 3위를 유지한 리샹(리오토)은 1월 3만1200대를 팔았다. 전년 동월 대비 106% 증가했으나 전달 대비로는 38% 감소한 수준이다. 리샹은 지난해 인도량이 전년 대비 137% 증가한 37만7030대를 기록하며 중국 전기차 브랜드 3위에 올라섰다. 리샹은 올해 순수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신형 모델을 총 4개 출시해 역시 인도량 80만대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두각을 나타내는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중에는 싸이리스가 월등했고, 샤오펑이 8250대에 그쳐 전월 대비(-60%)는 물론 전년 동월 대비로도 58% 감소했다. 웨이라이(니오)와 링파오(립모터), 지리자동차 전기차 브랜드 지커 등은 간신히 1만대 판매를 넘어섰다.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한 건 연초가 전통적 비수기인 영향이 크다. 더욱이 연말에 기업들이 연간 판매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할인 행사 등을 통해 판매량을 끌어올린 탓에 연초 실적은 상대적으로 더 저조할 수밖에 없다.
2월에도 부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중국자동차유통협회는 "2월에는 춘제 영향을 크게 받는다. 매장이 쉬는 날이 많아 손님도 없고, 판매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가격 전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업계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자재인 탄산리튬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원가를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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