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례적으로 여러 차례 순항미사일을 기습 발사하며 한반도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4일 북한이 지난 2일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초대형 전투부 위력 시험과 신형 반항공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밝히면서 공개한 사진을 보면 굵은 탄두부가 장착된 순항미사일이 하늘로 솟구치고 있다. 이는 탄두부에 핵을 탑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저고도 비행이 가능한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위배되지 않아 덜 위협적이라고 인식해 왔다.
하지만 속도가 느려 위협 정도가 덜하다는 순항미사일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해지게 되면 상당히 위협적인 미사일로 바뀌게 된다. 순항미사일은 매우 낮은 고도로 침투할 수 있는 데다 산등성이나 해안선 같은 지형을 고려해 고도를 바꿔가며 비행하는 '지형추적 비행' 능력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방공망을 우회하는 회피 기동도 가능하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중장거리 순항미사일인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게 된다면 '한국형 3축 체계'가 무력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로운 무기 체계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북한이 러시아에서 기술 지원을 받아 탄력을 받았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러 정상회담 계기로 방러한 이후 계속 북·러 간 무기 거래, 군사 협력 등 의혹을 받고 있지만 양측은 이러한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북·러 간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모든 무기 거래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다.
프라나이 바디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 국장은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대담에서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 분야 협력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바디 국장은 북·러 군사협력이 한·미 확장억제(핵우산) 협력에도 새로운 변수로 부상했음을 시사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를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대한민국과 통일은 성사될 수 없다는 견해를 밝힌 이후 강도 높은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 전문가들은 오는 4월 총선과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계속 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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