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2대 총선에서 출마하지 않는다"며 "숙고 끝에 내린 저희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제 결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울 마포을 선거구를 포함한 4·10 총선 승리를 위해 비상대책위원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 지난달 17일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서울 마포을 지역구에 대한 출마 의사를 밝혔다.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김경율 회계사는 진영과 무관하게 공정과 정의를 위해 평생 싸워왔다"며 "그 김경율이 이 마포에서 정청래와 붙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말해, 김 위원 출마에 대해 사실상의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후 여권 일각에서는 한 위원장이 김 위원에 대한 사실상의 '사천'을 단행한 것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이와 별도로 김 위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로 비유하면서 여권 내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지난달 21일 대통령실 관계자가 한 위원장에 대한 사퇴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며, 당정 갈등은 더욱 증폭됐다. 이후 갈등 자체는 봉합되는 모양새를 보였지만, 여권 일각에서는 갈등의 중심에 선 김 위원이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던 상황이었다.
관련해 한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김 비대위원의 사퇴가 윤·한 갈등의 출구전략이 될 수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얘기를 들은 바가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대통령실 일각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가 거론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요구를 받은 적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이번 김 비대위원의 불출마 선언이 당정이 일종의 접점을 찾은 결과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동훈 비대위를 흔들 수 있는 비대위원 사퇴 대신 정치적 부담이 적은 불출마로 책임을 지게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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