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국방송공사(KBS)와 신년 대담을 사전 녹화했다. 방송시점은 설 연휴를 앞둔 7일 저녁이 유력하다. 최근 국정 수행 지지율이 20%대로 하락한 가운데 일종의 반전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당초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과 김치찌개 간담회 등을 고심했지만, 최종적으로 박장범 KBS 앵커와의 녹화 방송 대담을 선택했다.
야당에서 '일방적 쇼(show)통'이라는 비판 목소리가 높지만 최대한 정제되고 조율된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방송시점을 설 연휴 직전으로 잡은 것 역시 4월 총선 등에 영향을 줄 '설 밥상머리 화두' 선점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담 내용의 큰 줄기는 경제‧안보‧민생 등 올해 윤석열 정부의 주요 국정운영 방향 설명이 될 전망이다. 다만 정치권의 관심은 윤 대통령이 이른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등과 관련해 어느 수준의 설명과 유감 표명이 있을지에 모인다.
현재 대통령실과 여권은 일단 김 여사가 '불법 촬영의 덫에 빠졌다'며 이른바 '피해자 김건희' 프레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한 정치권 관계자는 "불법 촬영과 윤 대통령 취임 후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윤 대통령이 얼마나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입장을 밝힐 수 있느냐가 이번 대담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한편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2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 비율은 4주 연속 하락해 29%로 떨어졌다. 30%대가 붕괴된 것은 지난해 4월 2주차(27%) 이후 9개월 만이다.
부정평가는 63%다. 오차범위 내지만 여권의 핵심 지지기반인 대구·경북(긍정 45%·부정 48%)을 포함해 모든 지역에서 부정 평가가 높았다. 세대별로는 70대 이상(긍정 58%·부정 28%)에서만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를 앞섰다. 총선을 불과 70여 일 앞두고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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