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지난 2023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준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 2017년 5월 네이버에서 분사된 네이버웹툰이 연간 흑자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2일 열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지속적인 리소스(자원) 효율화, 크로스보더 콘텐츠 확대, 신규 비즈니스 모델(BM) 도입 등 다양한 노력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앞서 네이버는 네이버웹툰의 나스닥 상장 전제 조건으로 연간 흑자 전환을 내세웠는데, 상장을 앞두고 실적 면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실적 개선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가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회사 측에 따르면 글로벌 웹툰 통합 거래액은 인공지능(AI) 추천 등 플랫폼 강화와 신규 작품의 흥행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4440억원을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AI 추천 강화 등 플랫폼 고도화와 출시 당일 역대 매출 1위를 기록한 현지 오리지널 작품의 흥행 등으로 성장세를 지속했으나, 프랑스에서도 신작의 인기에 힘입어 유료 이용자가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일본에서 서비스되는 '라인망가'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웹툰 '입학용병'이 라인망가에서 연 거래액 10억엔(약 9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고, 이외에도 '재혼황후', '약탈신부' 등 월 거래액 1억엔(약 9억원) 이상 작품도 연이어 배출하며 한국 웹툰의 저력을 보여줬다. 일본 내 연간 거래액도 1000억엔(약 9000억원)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지난해 8월부터는 카카오픽코마의 픽코마를 월간활성이용자수(MAU)에서 앞서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은 4분기에도 이어졌고, 6개월 연속으로 일본 만화 앱 중 MAU 1위를 지키고 있다.
이와 함께 웹툰 IP를 드라마·영화 등으로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전략도 꾸준히 통하며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특히 드라마·영화가 흥행할 경우 웹툰 원작이 다시 인기를 얻는 현상이 반복되는 양상이다. '비질란테', '이두나' 등 웹툰 원작들이 영상화된 이후 이전 대비 거래액이 10배 이상 증가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상장을 위한 네이버웹툰의 전략이 성공하면서 관심은 어느 정도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미국 증시 상장을 단행하느냐에 모인다. 네이버웹툰은 미국 본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를 상장할 예정인데, 시장에서는 웹툰엔터의 기업가치를 최소 5조원으로 예상한다. 올해 예정대로 상장을 진행할 경우 네이버 자회사 중에서는 첫 IPO 사례다. 윤예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웹툰엔터테인먼트의 매출 규모, 글로벌 점유율 등을 고려했을 때 기업 가치는 10조원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웹툰엔터와 왓패드 간 시너지 효과가 아직 결과로 나타나지 못했다는 점은 변수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2021년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를 6억 달러(약 6533억원)에 인수하며 북미 현지 시장 공략을 노렸지만, 인수 이후 적자를 면치 못했고 결국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십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업계에서는 웹툰엔터의 상장을 앞두고 비용 절감을 위해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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