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강두' 이어 '날메시'?...홍콩 팬들 "티켓값 84만원 달라" 분노, 하이킥에 얼굴 '박살'

'27억 자금 지원' 홍콩 정부...주최사 삭감 조치

마르티노 감독 "의료진 결정, 리스크 컸다" 해명

리오넬 메시가 인터 마이애미와 홍콩 대표팀 간의 친선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애플TV]

아르헨티나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가 소속팀 인터 마이애미와 홍콩 프로축구 올스타팀 친선 경기에 '노쇼'하자 뿔난 팬들이 분노했다. 메시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경기 중 벤치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4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미국 축구 구단 인터 마이애미와 홍콩 대표팀 간의 친선 경기에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가 예고 없이 나오지 않았다. 

4만 석 규모의 경기장은 이를 채운 관객들의 환호로 시작해 야유와 환불 요구로 끝났다. 현지 매체 보도와 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을 보면, 경기가 끝날 때까지 메시가 운동장에 나서지 않자, 팬들은 영어와 광둥어로 "환불, 환불, 환불"을 외치고, "메시는 어디에"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경기 이후 한 축구 팬이 메시의 얼굴이 그려진 입간판을 걷어차는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홍콩의 한 축구팬이 리오넬 메시가 그려진 입간판에 발길질을 하고 있다. [사진=X(구 트위터)]

팬들이 특히 실망한 이유는 인터 마이애미가 그동안 발롱도르 8회 수상에 빛나는 메시를 앞세워 홍콩 올스타팀과의 친선 경기를 대대적으로 홍보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날 경기 티켓값은 880홍콩달러(약 16만원)에서 최대 4800홍콩달러(약 84만원)까지 치솟았다.

메시의 '노쇼'를 사전에 전달받지 못한 홍콩 정부도 유감을 표했다. 이날 홍콩 정부는 "메시의 결장에 실망했다. 행사 주최자는 팬들에게 설명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기도 했다. 홍콩 정부는 이번 친선경기에 정부의 공식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주요 스포츠 행사로 선정하고, 주최사인 태틀러 아시아에 경기 운영 보조금 1500만 홍콩달러(약 25억6천만원)와 경기장 사용 보조금 100만 홍콩달러(약 1억7천만원)을 지원한 바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태틀러 아시아에 대한 자금 지원을 삭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공분이 일자 마이애미의 헤라르도 마르티노 감독은 "의료진의 결정이었다"며 "메시와 수아레스의 부재에 대한 팬들의 반응을 이해하지만 이들을 경기에 내보내기엔 리스크가 너무 컸다"고 해명했다.

한편 한국 팬들도 홍콩 팬들의 분노에 동조하고 있다. 앞서 크리스티아노 호날두는 지난 2019년 7월 세리에A 유벤투스 소속으로 K리그 선발팀과 경기가 예정됐는데, 그라운드에는 단 1초로 누비지 않았다. 국내 팬들은 그에게 '날강두'라는 호칭까지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