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로 회사채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개인 투자자의 회사채 순매수세도 강해지고 있는데요.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채권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맞물리면서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우호적인 매수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4조1000억원어치의 채권을 순매수했습니다. 종류별로 보면 회사채 1조2000억원, 국채 9000억원, 기타금융채(8000억원)로 회사채 순매수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안정적인 국채와 공사채 대신 개인 투자자들은 왜 회사채로 몰려들고 있는 걸까요? 바로 높은 금리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채권은 금리가 높을수록 투자 매력이 올라갑니다. 채권 금리가 상승(가격 하락)해야 낮아진 채권 가격으로 자본 차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채는 국공채보다 고금리로 발행돼 늘 인기입니다. 이날 국채 3년물은 3.312%로 마감했고, 한전채는 3.758%로 마감했습니다. 회사채(AA-) 3년물은 이보다 높은 4.047%, BBB- 급은 10.454%의 금리를 기록했습니다.
채권을 매수하려면 물량이 먼저 풀려야 합니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이미 BBB급까지 높은 금리 효과를 누리며 수요예측 성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수요예측은 회사채 금리와 발행 규모를 결정하기 전에 기관투자가가 참여해 진행하는 일종의 예비평가입니다.
지난달 22일 현대건설(AA-)은 수요예측에서 목표액(1600억원) 대비 4배 넘는 6850억원의 수요가 몰렸습니다. 같은 달 SK에코플랜트(A-)도 1300억원 모집에 5배인 7000억원이 모집됐습니다. 최근 A+(부정적) 등급 진단을 받은 롯데건설도 1년물 2000억원 발행 수요예측에서 344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습니다.
BBB 등급인 두산퓨얼셀은 지난달 400억원 모집에 2250억원에 달하는 기관 매수 주문을 받았습니다. 그 외 동급인 AJ네트웍스와 SLL중앙도 수요예측에서 3배 이상 주문이 나왔습니다.
채권업계에서는 AA~AAA 등급 훈풍이 BBB 등급까지 낙수효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AA~AAA 등급이 강세를 보였지만 금리 매력을 보고 투자자들이 BBB 등급까지 찾는 것”이라면서 “AA 등급이 그 아래 등급 투자로 옮겨갈 수 있도록 일종의 마중물 역할을 해준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현 시장 상황으로 보아 BBB급 매수까지는 문제가 없다고 채권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한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회사채 스프레드는 더 강해질 것으로 본다”며 “부도율을 감안하면 CCC급의 하이일드 채권 매수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하지만, BBB급까지는 자본차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발행사들은 수요예측에서부터 발행 금리를 낮추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로 개인 투자자들도 채권 시장에 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은 이미 금리 매력에 BBB급 회사채까지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당분간 회사채 강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크게 위축됐던 투자 심리가 다소 완화됐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재부각되면서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다”며 “이번 주에도 연초 기관 자금 집행 수요와 가격 메리트 영향으로 크레디트 스프레드는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채권시장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금융투자업계는 채권을 주요 판매 상품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특히 다양한 회사채 채권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되면서 투자자의 매수 장벽이 낮아졌습니다. 이날 기준 회사채 ETF는 총 34개로 순자산총액만 5조원 이상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는 11개 상품만 있었고, 순자산 총액은 약 8000억원에 불과했습니다.
증권사들도 채권 판매를 주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삼성증권,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은 특판 채권을 실시하며 조기 완판을 연일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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