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4월 10일 이후 제 인생이 꼬이지 않겠나"며 "인생 자체가 마음대로 안 되기 때문에 스트라이크 존을 넓혀놔야 한다"면서 취임 후 처음으로 자신의 대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에는 "몰카 공작"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선거제 등 정치 쟁점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날 선 언사도 구사했다.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거론되는 '독자 핵 보유' 주장에 대해서는 일단 신중론을 견지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총선 결과가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되고 기회가 되면 차기 대선에 나설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 이후는 정말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때 인생은 그때 생각해 보겠다"고 답하면서도 '스트라이크 존 확대'를 언급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어서 좁은 의미의 정치를 안 해본 사람을 갑자기 당대표로 불러올린 것"이라며 "그만큼 이번 총선 승리가 절실하니까 어찌 보면 제가 죽을 길인 걸 알면서도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총선에서 생각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며 "그 외의 것을 생각한다면 그 승리에 방해될 것이다. 그 이후 제 그림이 어떨 것인지에 대한 것은 제 머릿속에 없다"고 거듭 밝혔다.
김 여사 관련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저열한 몰카 공작"이라고 규정했다. 다만 "경호 문제나 여러 가지 전후 과정에서 국민들께서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국민들이 걱정할 부분'을 짚어 달라는 질문에는 "생각하신 그대로"라고 말을 아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소통과 관련해서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라는 공적 지위에서 서로 할 일을 하는 것이다. 개인적 관계가 낄 자리는 없다"며 "대통령실과는 다양한 방법으로 충실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자진 사퇴 압박' 등 당무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일도양단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소통이 잘되고 있고 할 일 잘하는 분위기"라고 언급했다.
야권이 제기하는 '검사 독재' 프레임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른바 '사법 리스크'를 고리로 작심 비판을 이어갔다. 한 위원장은 "만약 검사 독재가 있다면 이 대표는 지금 감옥에 있을 것"이라며 "(과거 변호사 시절) 검사를 사칭한 분이 이런 말을 하는 게 코미디"라고 꼬집었다.
준연동형 선거제 유지와 위성정당 창당에 대해서도 야당에 책임을 돌렸다. 그는 "비례대표를 어떤 식으로 선출하는 계산식을 아는 사람이 있나. 민주당 의원 180명에게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위성정당을 안 만들고 최강욱, 조국, 윤미향 이런 사람이 모이는 정당이 (의석을) 다 가져가게 둬야 하나"고 반문했다.
한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독자적 핵무장'에 대한 입장도 이날 처음 밝혔다. 그는 "우리가 공식적으로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며 "득보다 실이 클 수도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해야 하느냐에 대해서도 "보유국이라 하는 순간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핵 보유국이 아니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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