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의료·심리상담 분야의 인공지능(AI) 일상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AI가 전 산업 분야와 국민의 일상에 스며드는 상황에서, 국민의 건강과 재정 등의 부분에서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AI와 디지털 헬스케어를 증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AI 기술의 최신 동향을 공유하고 의료·심리상담 분야의 인공지능 확산과 국민 체감 서비스에 필요한 전문가들의 실질적인 제언을 경청하기 위해 마련됐다.
의료는 AI 융합이 활발히 진행되는 대표적인 분야로 꼽힌다. 특히 데이터 간 관계 파악 능력이 탁월한 초거대 AI를 축으로 한 의료서비스 혁신 여부가 주목된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9월 '전 국민 AI 일상화'를 기치로 내세우면서 의료·보건 분야를 AI가 접목될 주요 분야 중 하나로 점찍었다. 오는 2027년까지 민간 병원들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기반 병원정보시스템, 질환 진단 AI 등 디지털 의료 확산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전공의가 적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아·청소년과나 우울증, 불안장애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정신 건강 분야 등에 초거대 AI를 활용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네이버·카카오 등 정보기술(IT) 기업들도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다방면으로 AI를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 8월 자체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인 이후 헬스케어 기업들과 꾸준히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미 기존에도 하이퍼클로바를 활용한 '클로바 케어콜'을 통해 전주기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해 온 바 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지난 1일 AI 기반 모바일 혈당 관리 애플리케이션인 '파스타'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수익화 작업에 뛰어들었다.
이날 발표를 진행한 유한주 네이버클라우드 디지털헬스케어랩 리더는 "AI를 통해 예전에 IBM의 '왓슨'처럼 음성으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의학적 추론을 할 수 있고, 병원이나 의료기관에서 많이 하는 문서 작성과 분석 등에도 AI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며 "또 AI 같은 경우 글을 길게 쓰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토대로 환자들이 자세하게 상담을 받았을 때 만족도가 높은 경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참석자들은 의료 AI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생성 AI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환각 현상'을 제거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유한주 리더는 "정답이 없는 데이터를 토대로 정답을 학습시키다보니 혼란이 발생하기도 하고, 같은 개념의 데이터들이 계속 중복해서 들어가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데이터 전처리를 잘 해야 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드는 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환각 현상을 100% 다 막을 수는 없지만 AI에게 스스로 질문을 시켜 자기 검열을 하도록 하거나, 외부 데이터를 통해 검증하도록 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이날 나온 업계 의견을 토대로 오는 3월 중으로 AI 일상화와 산업 내재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과기정통부는 2018년부터 데이터·인공지능 기반 정밀의료 솔루션, 닥터앤서 개발 지원을 통해 진단 분야의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 왔다"며 "이제 의료 분야에 초거대 인공지능 기반의 서비스 개발을 지원해 혁신적인 의료서비스 보급 등 국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AI 기반의 정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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