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경기분도·서울 편입' 공약 난사...당론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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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오현 기자
입력 2024-02-08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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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7일 경기·서울 리노베이션 TF 발족

  • 野 "경기분도·서울편입 병립 불가능" 진정성 의문 제기

  • 與 "불가능하지 않아...반발 이해 안 가"

발언하는 한동훈 비대위원장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경기-서울 리노베이션TF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경기-서울 리노베이션TF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경기 지역 서울 편입론을 재점화한 가운데, 직전까지 반대했던 경기분도까지 돌연 추진하겠다고 나서면서 '총선용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합리적인 당론 수렴이 실종된 채 그저 '시민들이 원하는 대로 하겠다'며 그 책임마저 시민들에게 전가하는 모양새란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경기·서울 리노베이션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배준영 위원장을 비롯한 8명의 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경기·서울 리노베이션 TF는 앞서 당이 주요 의제로 띄운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의 연장선이다. 

뉴시티 프로젝트는 경기 김포의 서울시 편입 추진에 이어 구리, 하남 등 서울 주변 위성도시들을 서울과 하나의 생활권역인 '메가시티'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기현 전 당대표가 심혈을 기울였던 사안이다. 당은 이를 당론으로 추진하고 특별법 발의까지 진행했으나, 김 전 대표 사퇴에 따라 더 이상 탄력을 받지 못하며 지지부진해졌다.

최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경기 구리와 김포를 연달아 방문해 서울 편입을 약속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그는 지난 3일 경기 김포시에서 열린 행사에서 "목련이 피는 봄이 오면 김포는 서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경기 동료 시민들이 원하는 대로 하겠다. 서울 편입도, 경기 분도도 해당 주민 뜻을 존중해 모두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도 지사의 공약인 경기도 분도까지 내세우면서 공약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당이 서울 편입을 당론으로 들고 나올 당시 김포 내 국민의힘 당협위원장들은 '경기북도 김포시 싫어요, 서울특별시 김포 좋아요'라는 현수막을 곳곳에 배치하기도 했는데, 이와는 정면 배치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래픽국민의힘 홍보국
[그래픽=국민의힘 홍보국]
이에 김 지사는 지난 5일 "(두 가지는) 병립할 수 없는 문제"라며 "총선 앞두고 하는 정치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진정성이 있었다면 왜 이제 와서 이런 얘기를 하는지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지난해 9월 행정안전부에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주민투표를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답을 주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연일 한 위원장의 발언에 집중 포화를 겨누고 있다. 이 대표는 5일 주요 정책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메가 서울과 경기북도 분도 동시 추진 주장은 앞뒤가 안 맞는 주장"이라며 "도대체 여당의 대표가 정책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서울 편입 시 재정부담을 전가받는 서울시민 주민투표가 수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두 가지 내용이 상충되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김 경기지사께서 두 가지 사안이 양립이 불가능하다는 말도 하셨던데, 왜 불가능하냐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이 문제는 경기 동료시민들의 이익이 최우선"이라며 "그 간 민주당이 추진해온 경기분도도 추진하겠다는 것인데, 왜 반발하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다만 한 위원장은 '시민들이 원하는 대로' 당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지만, 내부적으로 여론조사 시행 여부와 결과에 대해선 뾰족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김포신문이 여론조사 전문 업체 리서치뷰에 의뢰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포시민 중 서울 편입을 '반대'하는 이들은 48.6%로 찬성 46.7%보다 근소하게 높게 나타났다.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면치 못하고 있다. 한 위원장이 말한 '목련이 피는 봄'에 김포시가 서울이 되려면 오는 10일까지 주민 투표를 마쳐야 한다. 총선이나 대선 60일 전에는 주민 투표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TF 위원장으로 임명된 배준영 의원은 이날 "주민투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서 4월 10일까지는 못한다"면서도 "4·10 이후에 주민 투표를 하고 해당 시도의회에 의견을 구한 다음에 법안이 통과되면, 봄이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TF는 추후 공천 과정이 끝나는 대로 지역구 후보자와 함께 해당 공약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또 "설 명절 직후 김 경기지사를 만나 허심탄회 얘기하고 분명하 뜻을 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도시의 주민 뜻을 반영해서 입법을 실현시키는 것이지, 절대 앞서 나가지 않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앞선 여론조사는 지난달 19~20일 양일간 만 18세 이상 김포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 응답률은 6.6%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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