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모르는 이랜드, '뉴발란스·스파오'로 제2 전성기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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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령 기자
입력 2024-02-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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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스파오 타임스퀘어점 매장 사진이랜드
이랜드 스파오 타임스퀘어점 매장 [사진=이랜드]

[이코노믹데일리] 이랜드그룹의 지난해 한국과 중국 패션 매출 총합이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발란스와 스파오를 등에 업은 이랜드월드 패션사업 부문의 흥행으로 두 자리수 매출 신장세를 기록한 덕분이다.
 
뉴발란스는 미국 본사와 국내 독점 계약을 맺은 지난 2008년만 하더라도 연 매출 250억원 규모의 중소형 스포츠 브랜드였다. 그러나 2020년 연 매출 5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2021년 6000억원, 2022년 7000억원으로 성장하면서 메가 브랜드 반열에 올랐다. 작년에는 국내에서 9000억원, 중국에서 3000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고 매출인 1조2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이랜드의 SPA(제조·유통·판매 일괄형) 브랜드 스파오도 고물가 기조 속에서 존재감을 내비치고 있다. 스파오는 지난 2년(2020~2021년)간 매출이 3000억원대 초반에 머물렀지만 2022년을 기점으로 두 해 연속 두 자릿수 성장하며 매출 4000억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가며 스파오는 올해 매출 목표를 6000억원으로 세웠다. 
 
최운식 이랜드월드 대표가 작년부터 한·중 패션을 총괄하며 주력 브랜드의 외형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올해 깜짝 실적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 판 키우는 이랜드월드, 중국 업고 외형 확장 꾀한다
 
지난해 국내 주요 패션 기업들은 경기침체로 매출과 수익이 동반 하락한 반면, 이랜드월드의 주요 브랜드들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랜드월드는 이랜드그룹의 전체 매출 비중 50%를 차지하며 계열사 중 가장 덩치가 크다. 한국과 중국에서 주요 브랜드의 인기로 작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란히 증가하며 이랜드그룹의 작년 연간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높이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랜드월드 패션 부문의 작년 3분기 매출은 2조326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1.1% 늘어난 1381억원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패션 부문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유통, 미래 등 패션을 제외한 다른 부문들의 수익성 악화를 상쇄시켰다. 
 
패션 부문 실적이 증가할 수 있었던 주된 요인은 뉴발란스와 스파오의 공이 컸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뉴발란스는 매년 20%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스파오 등 SPA 브랜드들은 1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먼저 이랜드는 지난 2008년부터 뉴발란스의 국내 독점 라이선스를 획득, 사업 전개에 나서고 있다. 뉴발란스의 작년 매출은 국내에서 9000억원, 중국에서 3000억원을 달성해, 역대 최고 매출인 1조2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발란스는 국내 사업의 성장 배경으로 핵심 아이템의 성공을 꼽았다. 뉴발란스 530·574 라인 등 신발 부문 핵심 아이템이 인기를 끌며 일부 색상의 경우 리셀 판매되는 등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뉴발란스 530 라인의 경우 지난 2010년 처음 출시 후 생산이 중단됐다가 이랜드월드가 본사에 한국 시장을 겨냥한 색상을 반영해 재출시를 요청해 탄생한 제품이다. 10년 만에 재출시 후 현재까지 인기몰이 중이다.
 
중국에서는 뉴발란스 차이나 법인을 통해 현지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북경, 상해, 천진, 중경 등 약 10개 도시의 유통권을 갖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뉴발란스 키즈가 효자 노릇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발란스 키즈는 론칭 5년 만인 2018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뉴발란스 키즈는 중국 현지에서 한국 뉴발란스 키즈 매장 형태와 운영 모델, 상품을 그대로 재현해 운영하고 있다. 매장을 파스텔 톤으로 꾸미고 상품을 고급스럽게 디스플레이했다. 중국 뉴발란스 키즈 매장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220개에서 320개로 증가했으며, 올해 500개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이랜드월드는 중국 시장 내에서 성인과 키즈를 각각 공략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뉴발란스 사업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스파오도 매년 꾸준히 매출 성장세를 이어오며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스파오는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한 4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SPA 브랜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재고에 초점을 맞춰 국내서 ‘2일 5일 생산기법’ 등 효율적인 재고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결과다.
 
해당 생산기법은 스파오·후아유·미쏘 등 스파(SPA) 브랜드에 상용화한 차세대 의류 생산 과정이다. 이랜드 오피스에서 2일만에 생산한 제품은 스파오의 거점 매장에서 주말 간 판매에 들어간다. 이 때 히트 상품의 조짐이 보이면 이랜드가 보유한 해외 생산 기지로 이어 붙인다. 해외 생산 프로세스도 5일이면 기획부터 매장 진열까지 완성되는 빠른 구조다.
 
또 스파오는 고물가 속 경쟁 브랜드가 가격 인상에 나설 때 일부 제품의 가격을 동결하거나 ‘N년 전’ 가격으로 낮추는 정책을 추진하며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를 자극한 것이 주효했다. 스파오는 타깃 연령층을 다변화하기 위해 베이직 아이템의 비중을 높이며 올해 매출 6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랜드월드의 올해 중국 패션 매출이 기대되는 이유가 있다. 지난 1월 이랜드월드 유·아동 쇼핑 플랫폼 키디키디는 알리바바 물류 자회사 ‘차이냐오’와 물류 운송 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상반기부터 차이냐오 물류·통관 서비스를 통해 키디키디 상품을 수출할 방침이다.

키디키디는 뉴발란스 키즈, 스파오 키즈,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 등의 패션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다. 이랜드가 중국 유·아동용품 시장 공략에 나서는 배경은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 저출산과 인구 감소로 아동복 시장이 줄어들고 있지만, 중국 아동복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중국 아동복 시장 규모가 지난해 3742억 위안(약 69조원)에 이어 올해 4232억 위안(약 78조원), 2025년 4738억 위안(약 88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중국 정부의 한 자녀 정책 폐지 이후 매년 유아동 시장이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랜드는 중국 유·아동 사업 강화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다.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올해 한국과 중국 패션 모두 큰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며 “온라인 침투율이 높아짐에 따라 쇼핑몰 및 신소매 등의 채널을 통해 온라인 매출 비중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발란스 530 제품 모습 사진ABC마트
뉴발란스 530 제품 모습 [사진=ABC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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