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인 8일 중국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증권 당국이 수장 교체 소식을 알리면서 3거래일 연속 반등세를 이어갔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36.21포인트(1.28%) 상승한 2865.90, 선전성분지수는 112.36포인트(1.29%) 오른 8820.60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과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은 각각 21.30포인트(0.64%), 19.84포인트(1.16%) 뛴 3364.93, 1726.86으로 마감했다.
외국인도 ‘사자’를 외쳤으나 규모는 작았다. 이날 상하이·선전 증시에 유입된 북향자금(北向資金·외국인 자금) 규모는 5억83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이 중 홍콩에서 상하이로 투자하는 후구퉁을 통해 3200만 위안, 홍콩에서 선전으로 투자하는 선구퉁을 통해 5억5100만 위안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순젠보 차이나비전캐피탈 설립자는 "우 주석의 금융 규제 경력은 당국이 공매도와 불법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이는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달래줄 수 있지만 정책적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주가 안정을 위해서는 경기 회복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유펀드의 ETF(상장지수펀드) 매입, 공매도 목적 주식 대여 금지에 이어 증감회 수장 교체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물가 쇼크를 덮는 데는 성공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1월 CPI(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0.8% 하락했다고 밝혔다. 2009년 9월(-0.8%) 이후 14년 4개월 만에 최대 낙폭으로, 시장 전망(-0.5%)과 전월(-0.3%) 모두 크게 밑돌았다. 게다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4개월 연속 마이너스까지 기록했다.
식품 물가가 CPI를 끌어내렸다. 야채는 전년 동기 대비 12.7% 하락했고, 육류도 11.6% 떨어졌다. 특히 돼지고기가 17.3% 고꾸라졌다. 돼지고기는 중국인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육류로,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중국은 이번 CPI 하락세가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1월은 춘제 연휴가 있었던 데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서 소비자 수요가 증가했던 때”라며 “전년 대비 비교 기준이 높아지면서 (이번 1월 CPI가) 하락했다”고 했다.
함께 발표된 PPI(생산자물가지수)는 2.5% 하락하며 시장 전망치(-2.6%)를 소폭 웃돌았다. 다만 PPI는 2022년 10월부터 1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소비자·생산자 물가가 모두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는 한층 더 증폭됐다.
거의 대부분의 업종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반도체주가 상승을 주도했고, 부동산 업종의 상승폭도 두드러졌다. 은행주는 전장에 이어 이날도 약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업황 바로미터로 불리는 영국의 반도체 설계업체 ARM이 호실적을 보이면서 중국 반도체주도 들썩였다. 종목별로는 푸만웨이(300671), 궈민지수(300077), 아이썬구펀(688720) 등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차이신증권은 “중국 반도체 시장은 변동폭이 더 크나 전반적인 흐름은 세계 반도체 시장과 비슷하다”며 “향후 강력한 반등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날 홍콩 증시는 하락했다.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1.27% 내린 1만 5878.07로 장을 닫았다. 전날 발표된 알리바바의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밑돌면서 기술주가 약세를 보였다. 알리바바는 자사주 매입 발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6.14% 급락했다. 반면 화훙반도체 등 홍콩 증시 상장 반도체주도 크게 뛰었다.
한편 중국 증시는 춘제 연휴로 내일(9일)부터 오는 18일까지 휴장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